이스라엘-이란 '12일 전쟁' 종전…서로 "내가 승자"

입력 2025-06-25 16:38:10 수정 2025-06-25 16:40:21

이스라엘, 전시 제한 조치 해제… 가자지구에 집중
이란 "미국과 핵 협상 재개 의지"… 국제 규범 따라
CNN, "완전한 핵 물질 제거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미 국방정보국(DIA) 작성 기밀 보고서 인용

24일(현지시간) 휴전이 발표된 직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지하 대피소에 머물렀던 사람들이 텐트를 접고 있다. AP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휴전이 발표된 직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지하 대피소에 머물렀던 사람들이 텐트를 접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이란의 이른바 '12일 전쟁'이 25일 자정(현지시간)을 기해 끝났다. 전쟁이 부랴부랴 정리된 듯하지만 아직 불안하기만 하다. 그러나 전쟁이 시작됐던 13일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스라엘은 다시 가자지구 분쟁에 집중할 것으로, 이란은 미국과의 핵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란 "우리가 승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자로 단계적 휴전을 선언했지만 두 나라는 공격을 주고받았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2발을 발사했고, 이스라엘은 전투기를 띄워 보복 공습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은 미사일 발사를 부인했으며,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도 레이더 기지를 겨냥해 제한적으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이제 휴전이 발효됐다. 위반하지 마라"고 실시간 모니터링하기도 했지만 이후로 두 나라는 잠잠히 단계적 휴전 합의를 지켰다.

두 나라 모두 이번 전쟁의 승리자라고 말한다. NYT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에 대한 기습 공격을 결단하고, 이란의 핵 개발을 저지하면서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란 메흐르통신에 따르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는 성명에서 "적이 후회 속에 패배를 받아들이고 일방적으로 침략을 멈추게 만드는 승리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의 한 마을에 떨어진 이란의 탄도미사일 잔해 옆에서 한 남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의 한 마을에 떨어진 이란의 탄도미사일 잔해 옆에서 한 남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 가자, 이란 핵협상 집중

'12일 전쟁'이 마무리되면서 이스라엘은 다시 가자지구 분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합동참모본부 회의에서 "우리는 중요한 단계를 마무리했다"며 "이제 초점은 다시 가자지구로 돌아간다.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고 하마스 정권을 붕괴시키겠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아울러 민간인 이동과 경제 활동 등 전시 제한 조치를 대부분 해제하며 일상 회복에 진력한다는 방침이다. 공항 운영도 전면 재개한 상태다.

이란은 핵 협상 카드부터 빼들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 지도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핵) 문제를 협상 테이블과 국제적 틀 내에서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과의 핵 협상 재개 의지를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에도 "국제 규범에 따라 미국과의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지난 4월부터 미국과 핵 협상을 했지만 우라늄 농축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2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시내
2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시내 '이슬람혁명광장'에서 한 이란 여성이 故 아야톨라 호메이니(포스터 오른쪽)와 현재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얼굴이 찍힌 포스터를 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전쟁이 마무리됐다지만

일단 휴전은 이뤘지만 언제든 깨질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란의 핵 문제가 그만큼 민감하다는 반증이다. 잠정적 휴전에 그칠 개연성이 높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B-2 스텔스 폭격기를 동원해 이란 포르도 등 핵 시설에 투하한 벙커버스터 공습으로 "모든 핵 시설과 역량을 파괴했다"고 확신한 듯 주장한 것과 달리 미 국방정보국(DIA)이 작성한 기밀 보고서는 "핵 물질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다"고 기록된 점을 CNN이 전했다.

그럼에도 국제 사회 입장에서는 예상보다 빠른 종전을 환영할 수밖에 없다. 장기전에 따른 세계 경제 불안정성을 빠르게 정돈한 것은 성과로 풀이된다. 외교적 해법을 촉구해온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이스라엘과 이란 간 휴전 합의에 대해 엑스(X·옛 트위터)에 환영의 뜻을 표하며 "양국이 이를 온전히 존중하기를 촉구한다"며 "전투는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