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이란공격 국제법 위반"…美 "집단 자위권 행사"

입력 2025-06-25 15:56:39

안보리 회의서 충돌…美 "이란 핵무기 능력 약화 목표 달성"
이스라엘 "임박한 핵위협 제거", 이란 "범죄적 침략에 맞섰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도로시 셰이(오른쪽) 주유엔 미국 대사 대행이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도로시 셰이(오른쪽) 주유엔 미국 대사 대행이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이란의 '12일 전쟁'이 막을 내린 가운데 미국의 이란 핵시설 3곳에 대한 공습을 두고 미국, 이스라엘, 이란, 러시아가 24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충돌했다. 미국은 "집단 자위권 행사", 러시아는 "국제법 위반", 이스라엘은 "임박한 핵위협 제거", 이란은 "범죄적 침략 행위"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생산 능력 약화 목표를 달성했다는 입장이다. 도로시 셰이 주유엔 미국 대사 대행은 "이번 공격은 집단적 자위권을 규정한 유엔 헌장에 부합해 이란이 이스라엘 및 중동 지역, 나아가 국제 평화와 안보에 가하는 위협을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이란 핵시설에 대한 모든 공습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우리가 핵무기 프로그램을 지연시킬 수 있었고, 임박한 위협을 제거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는 "이란은 이번 범죄적 침략에 맞서 자랑스럽고 확고하게 맞섰다"며 "외교와 대화가 이란의 평화적 프로그램을 둘러싼 불필요한 위기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란 핵시설 공격이 유엔헌장과 안보리 결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규정 등 국제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IAEA 보고서는 핵확산 위험의 부재를 명확히 나타내고 있고, IAEA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징후를 관찰하지 못했다"며 "이와 반대되는 서방국의 모든 주장은 IAEA 보고서를 읽지 않았거나 이 이슈를 잘 이해하지 못한 허위정보"라고 비판했다.

로즈메리 디카를로 유엔 사무차장은 "안보리 결의 2231호의 목표 및 JCPOA의 목표가 아직 완전히 실현되지 않았다"며 "이는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안보리 회의는 지난 2015년 채택된 이란 관련 안보리 결의의 이행을 점검하기 위해 열렸다. 안보리는 2015년 7월 대(對)이란 제재를 해제하고, 이란 핵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의 이행을 촉구하는 결의(2231호)를 채택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때인 2018년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주도한 이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