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통공사노조, '땜질식 인력 운영' 비판 집회

입력 2025-06-24 16:45:12

노조 "임시로 하루씩 다른 팀 가서 근무하도록 지시"
공사 "결원 발생 팀에 임시 파견…사전에 직원에게 상황 설명"

대구교통공사노조가 24일 오전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측이 부당하게 근무지를 바꿨다며 비판했다. 김지수 기자
대구교통공사노조가 24일 오전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측이 부당하게 근무지를 바꿨다며 비판했다. 김지수 기자

대구도시철도 현장직 노동자들이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부당하게 근무지를 변경 당했다며 사측을 규탄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구교통공사노동조합(이하 노조)은 24일 오전 대구교통공사 본사 앞에서 '현장인력 충원 및 부당근무지 변경 규탄 노동자 결의대회'를 열고 인사발령이나 파견 등 정당한 절차 없이 임의로 근무지 변경을 지시한 사측을 비판했다.

대구교통공사는 지난 3일부터 최근까지 도시철도 3호선 경전철차량기지사업소(이하 사업소) 범물운행관리팀 운행관리원(기관사) 7명을 임시로 근무지를 바꿔 근무하도록 했다.

사업소 범물운행관리팀과 경전철검수팀의 본래 근무지는 각각 범물차량기지와 칠곡차량기지 부근인데, 범물운행관리팀 직원을 하루 이틀 가량 임시로 경전철검수팀에서 근무시킨 것이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10년차 기관사 A씨는 "본래 범물차량기지에서 근무하는데 이달부터 갑자기 하루씩 칠곡으로 가서 근무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출·퇴근 시간이 한 시간 차이 나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집회 참가자 B씨는 "아무리 현장 상황이 어려워도 근로 조건은 지켜져야 한다. 출·퇴근 시간과 거리, 출근 장소는 모두 소중한 근로조건"이라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근로 조건 변경은 노사가 합의해야 하는 부분인데 사측이 이를 침해했다"며 "3호선 차량기지 뿐만 아니라 승무, 역무 등 현장 부서에서 인력이 부족해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팀 단위로 업무 분장이 이뤄져 있어 다른 팀에서 임시 근무할 경우 업무에 차질이 생기고, 대기인력 차출 시 휴가 등 일정에도 제한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근본적으로는 현장 인력을 보강해 근무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들은 '인력 없이 안전 없다. 공사는 현장 인력 충원하라', '노동자는 부품이 아니다. 부당하게 근무지 변경한 차량처장을 규탄한다' 등 구호를 외치며 촉구했다.

대구교통공사 측은 임시 결원이 발생할 경우 부득이하게 대기 인력을 운영할 수 밖에 없으며, 임시 근무에 투입된 두 팀은 같은 부서 소속이라는 입장이다. 또 사전에 해당 직원에게 동의를 구했다고 반박했다.

공사 관계자는 "이달 경전철검수팀에서 출산, 육아휴직, 병가, 건강검진 등으로 결원이 많이 발생해 범물운행관리팀의 대기 인력을 경전철검수팀에 근무하도록 했다"며 "경전철검수팀 직원들의 휴직, 병가, 건강검진 등을 제한하면 복지 차원에서 맞지 않아 범물운행관리팀 대기인력을 임시 운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전철검수팀에서 결원이 발생한 일자에 사업소장이나 팀장이 상황을 직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사업소 전체 인력을 관리하는 소장이 합리적으로 인력을 운영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