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나토 정상회의 참석 취소…이시바 총리 "중동 정세 고려"

입력 2025-06-23 21:58:41

NHK "트럼프 대통령도 불참 가능성, 이 대통령 불참 상황 등 감안"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9일 뉴오타니호텔 도쿄에서 열린 주일 한국대사관 주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9일 뉴오타니호텔 도쿄에서 열린 주일 한국대사관 주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오는 24∼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끝내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일본 정부는 자국의 대응을 우선시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23일 교도통신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사흘 전 발표한 이시바 총리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제반 사정"을 이유로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NHK 등 현지 언론은 일본 정부의 공식 발표가 있기 몇시간 전부터 이시바 총리가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격으로 중동 정세가 긴박해진 데 따라 회의 참석을 취소하고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네덜란드 방문을 보류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있다.

일본 정부는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이 대리 참석하는 것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2022년부터 우리나라를 비롯해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왔다. 이번 회의에서도 이들 나라의 정상들은 별도로 회담을 열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도 공동회담을 조율하는 일정이 있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국내 현안 우선 처리 방침으로 나토 회의에 불참하는 등 사실상 대부분의 국가 정상들이 나토 회의에 참석을 하지않게됐다. 이시바 총리의 회의 불참 배경에는 이같은 사정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NHK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불참할 가능성이 있고 역시 초청을 받은 이재명 한국 대통령도 불참하기로 한 상황 등을 감안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시바 총리는 오키나와에서 만난 취재진에 "참석 보류를 검토 중"이라며 다른 나라의 참석 상황 등을 토대로 "결론을 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태평양전쟁 말기 미군과 구 일본군 간 벌어진 대규모 전투인 '오키나와전'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오키나와를 방문했다.

지난 20일 일본 정부는 이시바 총리가 오는 24∼26일 일정으로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