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험지역 피하자"…항공·선박 운항 취소 잇따라

입력 2025-06-23 16:37:09 수정 2025-06-23 20:54:47

세계 150여개 항공사 항공편 취소·우회
선박들도 호르무즈 해협 통과 꺼리기도

호르무즈 해협과 트럼프 대통령의 두상[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과 트럼프 대통령의 두상[로이터=연합뉴스]

미군이 이란 핵시설 3곳을 직접 타격한 직후 국제 항공사와 해운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항공사들은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나 카타르의 도하 등 위험지역 인근으로 향하는 항공편을 추가로 취소하고 있다. 미국 공습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선박들은 항로를 바꾸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항공기 운항 경로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 자료를 인용, 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격 직후 영국항공(BA)과 싱가포르항공이 두바이행 항공편을 취소했다고 22일 보도했다.

21일 오후 9시 53분에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 출발한 두바이행 영국항공 항공편은 9시간 후 두바이로 가지 못하고 스위스 취리히에 착륙했다. 21일 출발하는 도하행 항공편 역시 취소됐으며, 22일에는 영국항공의 두바이행과 도하행 모든 항공편이 중단됐다.

영국항공은 이미 바레인행 항공편을 오는 30일까지 중단했다. 싱가포르항공도 22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상황을 평가한 결과 싱가포르와 두바이 간 항공편 2편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핀에어는 도하 또는 두바이행 항공편을 이미 취소한 상태다. KLM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하는 두바이행 항공편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와 담맘행 항공편을 모두 중단했다.

[그래픽]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해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직접 개입하면서 이란이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이자 \
[그래픽]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해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직접 개입하면서 이란이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이자 \'병목 지점\'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길이 약 160㎞에, 좁은 곳은 폭이 약 50㎞ 정도에 그치지만 페르시아만을 대양으로 이어주는 유일한 해로로, 지정학적 중요성이 막대하다. yoon2@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끝)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이스라엘과 이라크, 요르단 등의 영공이 폐쇄되자 에어프랑스-KLM과 아메리칸 항공, 일본항공 등 전 세계 150여개 항공사는 항공편을 취소하거나 우회하는 등 위험을 피하고 있다.

선박들도 항로를 변경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페르시아만 방향으로 호르무즈 해협 초입에 들어서던 코스위즈덤레이크호, 사우스로열티호 등 초대형 유조선 2척이 미국의 이란 폭격 직후인 2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초입에서 항로를 정반대 아라비아해 방향으로 급변경했다.

각국 정부와 해운업계 등은 상황을 예의 주시 하고 있다. 그리스 해양부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계획 중인 선박의 소유주, 해운사 등에 보낸 통지문에서 항로를 재검토하고 인근 안전한 항구에서 대기할 것을 권고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중동 지역 선박에 안전 정보를 제공하는 미군 주도의 다국적 연합인 합동해상정보센터(JMIC)는 "미국과 관련된 해운업체의 경우 극도의 주의와 잠재적 항로 변경 고려를 강력히 권고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