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은 민생이다"…경북도의회, 도청·교육청 결산 '날카로운 질타'

입력 2025-06-24 15:06:12 수정 2025-06-24 15:31:38

예산 과다편성·낮은 집행률·중복지원 등 지적
도민 혈세 효율적 집행 강조

경상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지난 19일 경상북도지사가 제출한 2024회계연도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안을 심사하는 모습. 경북도의회 제공
경상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지난 19일 경상북도지사가 제출한 2024회계연도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안을 심사하는 모습. 경북도의회 제공

경상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지난 19, 20일까지 이틀간 경상북도지사와 경상북도교육감이 제출한 2024회계연도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안을 심사하고 원안 의결했다.

심사에 참여한 위원들은 예산 집행의 비효율성과 사전 계획 부재 등 여러 문제점을 집중 지적하며 제도 보완과 사후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예산편성의 타당성과 집행의 적정성을 묻는 질타가 이어지며, 예산이 도민 삶에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김창혁 예산결산특별위원(구미·이하 위원)은 "안심 귀갓길 조성 사업은 통계와 자치경찰 협업이 전제되어야 한다"며 실효성 부족을 지적했고, 학교폭력 예방 예산 집행 부진도 문제 삼았다. 김재준 위원(울진)은 순세계잉여금 증가와 예산과다 편성 문제를 지적하며, 보수적인 세입 추계 재검토를 요청했다.

남영숙 위원(상주)은 환동해 지역본부 다목적 구장 조성사업과 관련해 "현장 실태도 파악하지 않고 편성된 예산은 낭비로 이어진다"며 철저한 사전 계획 수립을 강조했다.

경북도 세입결산은 14조2천321억원, 세출결산은 13조3천139억원으로 결산상 잉여금은 9천181억원에 달했다. 순세계잉여금은 4천199억원이었다. 교육청 결산에서도 세입 6조1천606억원, 세출 5조8천920억원, 순세계잉여금 595억원으로 나타났다.

교육 관련 예산의 비효율성에 대한 질책도 잇따랐다. 박영서 위원(문경)은 학생 수 급감에도 수십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하는 학교 사례를 들어 "현실을 외면한 예산 낭비"라고 꼬집었다. 이철식 위원(경산)은 위기 청소년 지원사업의 지연을 문제 삼으며 "계획만 세우고 실행하지 않는 행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보조금 중복지원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정경민 의원(비례)은 도청과 교육청의 민간보조금 중복 사례를 지적하며 "중복 수령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승오 위원(영천)은 보조금 심의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한 제도 정비를 요구했다.

청년 정책과 농업 예산 관련 지적도 나왔다. 윤철남 위원(영양)은 청년 농업인 지원사업의 기준 미비와 AI 서비스로봇 지원사업의 실효성 부족을 비판하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지역현안 해결을 위한 지원도 요청됐다. 이칠구 위원(포항)은 포항지진 피해자 위자료 소송에 대한 법률·재정적 지원 마련을 요구했고, 임병하 위원(영주)은 저출생 문제 대응과 영주시 폐기물 처리 갈등에 도의 역할 강화를 주문했다.

차주식 위원(경산)은 성과 부족한 경북연구원을 비판하며 "출연금만 늘고 실적은 없다"고 꼬집었다. 최태림 의원(의성)은 새마을사업의 실질적 성과 강화와 예비비 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근수 위원장은 "이번 결산심사는 예산 운용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되돌아보는 계기였다"며 "도민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의회 차원의 감시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정근수 경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경북도의회 제공
정근수 경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경북도의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