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 폭격기·벙커버스터 동원…美-이란 전면충돌 임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군이 이란 내 주요 핵시설 세 곳을 정밀 타격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전면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이란의 강경한 보복 경고 속에서 중동 전역이 군사적 긴장으로 뒤덮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란의 포르도(Fordow), 나탄즈(Natanz), 에스파한(Esfahan)에 대한 공격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모든 전투기는 현재 이란 영공을 벗어나 귀환 중"이라며 "주요 표적인 포르도에는 폭탄을 전량 투하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우 성공적인 작전이었다"고 자평했다.
이번 공격에는 미국이 보유한 B-2 스텔스 폭격기가 투입됐으며, 지하 수십 미터 깊이에 매설된 핵심 시설을 무력화하기 위해 30,000파운드(약 13.6톤) 규모의 벙커버스터 폭탄(GBU-57)도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폭탄은 단일 기종인 B-2에만 장착 가능하며, 지하 60미터 이상을 뚫고 목표물을 파괴하는 강력한 파괴력을 지녔다.
미국의 이번 작전은 이스라엘이 일주일 넘게 지속한 공습과 연계된 것으로, 이스라엘은 이미 이란의 방공망과 미사일 전력을 다수 무력화한 상태였다. 미·이스라엘 양국은 연쇄적인 군사 작전을 통해 이란의 핵 능력을 결정적으로 꺾겠다는 구상 아래 협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트럼프의 결정 직전부터 미국이 직접 개입할 경우 전면전을 피할 수 없다고 경고해왔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미국의 공격은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 지역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도발"이라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에이도 "미국이 군사 개입을 단행하면 이는 전면전을 유발하는 공식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군사 개입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지상군 투입은 없다"고 못 박았으며, "2주 이내에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측의 강한 요청과 공화당 내 강경파 의원들의 압박 속에 군사 개입을 최종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과 국방부는 구체적인 작전 내용에 대해 공식 발표를 자제하고 있으나, 작전에 정통한 복수의 미 행정부 인사들은 "포르도는 트럼프가 직접 지목한 표적"이며, "이란의 핵 개발을 돌이킬 수 없게 만들 만한 강도 높은 타격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포르도는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핵심 시설로, 지하 산악 지역에 건설되어 외부 공격에 대한 방어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시설의 구조상 자국의 공군력만으로는 제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미국의 GBU-57 투입을 요청해왔다. 트럼프는 해당 요청을 수용했고, 이는 미국의 이번 직접 공격을 가능케 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포르도에서 고농축 우라늄을 계속 생산하고 있으며, 핵무기 수준에 근접한 물질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우려를 표명해왔다. 이에 따라 포르도에 대한 폭격이 단행되면 핵 물질 유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IAEA는 "현재로선 포르도 외부 지역 오염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또 다른 게시글을 통해 "우리는 이란 최고지도자가 어디에 숨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가 지금은 안전한 곳에 있지만, 우리가 결심하면 언제든 제거할 수 있다"고 경고성 발언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 "지금은 제거하지 않겠다. 하지만 그의 행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까지도 이란과의 비공식 고위급 외교 접촉을 이어왔으나, 핵 프로그램 폐기를 위한 설득은 끝내 실패로 돌아갔다. 지난 4월과 5월, 트럼프는 이스라엘 측에 "군사 행동을 보류하고 외교에 기회를 달라"고 두 차례 요청했지만, 이란이 핵 활동을 줄이지 않자 결국 군사 옵션을 선택했다.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 공습 직전 "미국이 이스라엘과 손잡는다면, 그 대가는 중동 전역이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멘 후티 반군도 "미국이 이스라엘 작전에 가담할 경우 홍해에서 미군 선박을 다시 공격할 것"이라며 기존 정전 합의를 철회할 뜻을 밝혔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번 미군 작전으로 이란 핵시설의 방어능력이 사실상 붕괴됐다"며 "이스라엘은 장기전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IDF는 이미 나탄즈 및 에스파한 인근의 군사시설을 타격한 상태에서, 미군이 남은 핵심 표적을 제거하면서 공습의 정점을 찍은 셈이 됐다.
한편, 미국 대사관은 이란 및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자국민을 대상으로 긴급 철수 지원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미국 시민을 대상으로 한 철수 항공편은 이스라엘-그리스 구간에서 운항을 시작했으며, 수십 명이 이미 출국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7년 전 오바마 행정부가 체결한 이란 핵합의를 "최악의 거래"라 비난하며 2018년 미국을 탈퇴시켰다. 그는 당시 "이란은 핵 외에도 테러와 탄도미사일 개발로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다"며 다자 합의의 한계를 지적했다.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이번 공습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표적인 보수 성향 언론인 터커 칼슨은 "트럼프가 전쟁을 피하겠다던 약속을 어겼다"며 "미국이 다시 끝없는 전쟁에 빠질 것"이라 비판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란이 미국을 시험한 결과"라며 강경 대응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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