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주 내 협상 참여 결정"…제네바서 최종 입장 주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핵 관련 요구 사항을 놓고 이란이 전면 거부에서 일부 수용 가능성으로 입장을 선회한 정황이 포착됐다. 서방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이 최근 미국 측에 전달한 메시지는 "일부 요구에 대해 일정 부분 동의할 여지가 있음을 시사하는 내용"으로 파악됐다.
백악관에서 19일(현지시간)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캐롤라인 리빗 대변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며 "향후 이란과의 협상이 열릴 가능성이 있든 없든, 나는 향후 2주 이내에 이 협상에 참여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측이 검토 중인 미국의 요구는 핵심적으로 △이란 영토 내에서의 우라늄 농축 사전 금지 △민간 목적 외 핵 시설 전면 폐기(포르도 시설 포함) △원심분리기 설비 해체 △잔여 시설에 대한 국제기구의 현장 감시 등이다. 이 요구들은 최근 이스라엘 하욌(Israel Hayom) 보도를 통해 처음 공개됐으며, 이란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이스라엘을 계속 지원하고 군사적으로 포르도 시설 등의 파괴를 용인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은 처음에는 이 요구들을 전면 거부했으나, 아바스 아라크치 이란 외무차관이 걸프 및 유럽 외교 당국자들과 접촉한 이후에는 새로운 회신을 통해 "상당한 유연성을 갖고 협상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란은 미국 측 조건을 사전 수용하는 방식을 거부하고 있으며, 협상 개시 전 이스라엘의 공습이 중단되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과 아랍권 관계자 두 명도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두 사람은 오는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아라크치 차관과 유럽 3국 외교장관(E3)의 회담에서 이란이 최종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양측 모두 사전 조건을 철회하고 협상 틀을 정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으며, 장소는 걸프 지역이 아닌 유럽이 될 전망이다.
또한, 이란은 미국이 과거 제안했던 '지역 우라늄 농축 컨소시엄'에 대해서도 구체적 논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구상은 걸프 지역에 새로운 농축 시설을 세우고, 이란 외 지역에서 미국과 걸프 국가들이 함께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 제안은 올해 5월 미국 측이 재차 제안했지만 이란이 한차례 거부했던 내용이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여러 시나리오에 대비한 작전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9일을 전후해 미국 국무부 고위 관계자들과 제이디 밴스 부통령은 외교적 수단이 완전히 소진되기 전 군사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강하게 전달했다. 이들은 군사 충돌이 걸프 지역 내 동맹국들에 장기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CIA 국장 존 래트클리프는 보다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최근 비공개 회의에서 이란이 "핵무기 획득에 매우 근접했다"는 판단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적으로 미국 정보당국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공식 지시한 바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래트클리프는 "미식축구에서 골라인 1야드 앞까지 온 상황"에 비유하며 "득점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비현실적"이라고 발언했다.
정보기관 내 온도차도 감지된다. 국가정보국(DNI) 국장 툴시 개버드는 최근 트럼프의 신뢰를 상실한 이후 이란 핵 관련 기밀 회의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가 제출한 일부 분석 보고서가 부정확하다는 이유로 대통령의 질책을 받은 뒤였다.
이스라엘의 군사작전과 관련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분간 이스라엘에 자제를 요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군사적 개입이 외교적 수단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을 때에만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측근들에게 밝힌 바 있다.
현재 외교적 접촉은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3국이 미국의 동의를 받아 제네바에서 아라크치 차관과의 핵 협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국가는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통해 이란이 핵 의무를 위반했다고 결의한 주요 당사국이다.
또한 로이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전쟁 중에도 외교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 이란과 접촉해왔다고 보도했다. 위트코프와의 비공식 협의에서 아라크치 차관은 "이스라엘의 공습이 중단되지 않는 한 공식 협상은 불가능하다"고 밝히는 한편, 미국이 이스라엘을 설득할 경우 핵 문제에서는 "상당한 유연성을 보일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TK를 제조·첨단 산업 지역으로"…李 청사진에 기대감도 들썩
전 국민에 15만~50만원 지급…李정부 첫 추경 20조2천억원 확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민주 "김민석 흠집내기 도 넘었다…인사청문회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