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온 안철수 野 쇄신 소신 발언 "송언석 말대로 혁신위 꾸려야" [인터뷰]

입력 2025-06-18 15:38:07 수정 2025-06-18 20:49:25

'민심투어' 나선 안철수, 첫 방문지로 18일 대구 찾아
당 대표 도전에는 "한번도 생각한 적 없어"
 "혁신위 당헌당규 개정 등 실질적인 권한 가져야 할 것"

18일
18일 '민심투어' 첫 행선지로 대구를 찾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윤정훈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구성을 놓고 송언석 원내대표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의견이 상충하는 것을 두고 안철수 의원은 "송 원내대표의 제안대로 혁신위에서 맡아서 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안 의원은 18일 매일신문 인터뷰에서 송 원내대표와 김 비대위원장 중 누구의 방안이 더 합리적인지 묻는 질문에 "합리성을 따지기 이전에 원내대표는 임기가 앞으로 1년이나 남았고, 비대위원장 임기는 오는 6월 말에 끝나니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그렇다"며 이 같이 말했다.

국민의힘은 제21대 대통령 선거 패배 이후 쇄신 의지를 강력히 드러내고 있으나, 혁신위 구성을 제안하는 송 원내대표와 우선 여론조사를 통해 자신의 개혁안을 평가하자는 김 비대위원장이 대치하는 등 쇄신 방식에 대한 계파 간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당 내 상황에 대해 안 의원은 송 원내대표의 손을 들어주면서도, 혁신위가 유명무실한 혁신위에 그쳐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당헌당규를 바꿀 수 있는 실질적인 권한을 혁신위가 가져야 하고, 혁신위 활동 기간도 최소 90일 이상을 보장해 줘서 새로 선출될 당 대표의 임기가 시작된 이후에도 당 대표와 혁신위가 함께 존속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이 두 가지가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6일 송 원내대표는 대표 선출 직후 진행한 백브리핑에서 혁신위원장으로 염두에 둔 인물이 있느냐는 질문에 "특정 계파, 정파에 편향적으로 알려져 있는 분들은 이번 인선에서 가급적으로 2차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송 원내대표로부터 혁신위원장 자리를 제안받은 적 있는지 물음엔 "제안받은 적은 없다"면서도 "지금 송 원내대표가 여러 의원들 의견을 듣고 있는데, 4선 이상 중진 모임을 한다는 공지가 어제 떠서 이미 대구 일정을 다 잡아놓은 터라 가지는 못했다"며 다소 아쉬움을 내비쳤다.

혁신위원장 또는 원내지도부 인선과 관련해 제안이 올 경우 수락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그거야 그때 고민하는 거고 어쨌든 제가 아까 말씀드린 최소한의 조건들을 혁신위가 가져야만 혁신이 가능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말을 아꼈다.

차기 당 대표를 뽑기 위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오는 8월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 안 의원은 당 대표 출마에는 거리를 뒀다.

그는 "(당 대표 출마를)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고, 아직 전당대회 일정이나 룰이 정해지지 않은 시점이기에 지금은 그런 걸 생각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주자로 김문수 전 대선 후보와 한동훈 전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정치 경험이 어느 정도 있으면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반대하고, 탄핵에 대해선 찬성하는 사람이 돼야 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당 외부적으론 거대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3대 특검(채 상병 특검·내란 특검·김건희 특검)의 진용을 갖추며 국민의힘을 조여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차라리 깔끔하게 최대한 협조해서 털어낼 것은 털어내야 한다"면서도 "다만, 민주당이 이번 특검을 '정치보복'으로 사용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6·3 대선이 끝난 뒤 국민의힘 지지층을 격려하고자 이날부터 '민심투어'에 나선 안 의원은 첫 행선지로 대구를 찾았다. 이후 부산, 대전 등을 차례로 방문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8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8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가장 먼저 대구를 방문한 이유에 대해 "보수진영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 제일 많이 헌신해 주셨고, 이에 따라 또 상대적으로 상실감이 훨씬 크셨을 거라 생각했다"며 "대선 이후에도 (당은) 갈등만 하고 감사 표시나 위로 한마디 없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저라도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