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한 돌봄센터, 지난 겨울방학 부실급식에 올 여름방학도 걱정…이유는 과다한 기부금 탓?

입력 2025-07-22 11:13:03

1인당 9천원 식사치곤 부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경주YMCA는 괜찮은 식단 구성 주장
학부모, "아이들 밥값 가운데 15% 기부금, 부실은 당연한 수순"

경주의 한 센터에서 지난 겨울방학 학생 22명에게 제공된 인당 9천원짜리 식사. 콩나물국, 된장국, 나물, 멸치, 고기볶음 등 9천원으로 보기엔 부실한 식단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독자 제공
경주의 한 센터에서 지난 겨울방학 학생 22명에게 제공된 인당 9천원짜리 식사. 콩나물국, 된장국, 나물, 멸치, 고기볶음 등 9천원으로 보기엔 부실한 식단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독자 제공
지역의 한 학교에서 식재료 5천원으로 만든 점심식사.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반찬과 영양밸런스를 맞춘 식단구성이 눈에 띈다. 독자제공
지역의 한 학교에서 식재료 5천원으로 만든 점심식사.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반찬과 영양밸런스를 맞춘 식단구성이 눈에 띈다. 독자제공

경주YMCA가 위탁운영하는 한 돌봄센터가 방학 동안 아동 급식이 부실하다는 주장이 거듭 제기되는 가운데 그 이면에 급식업체가 해당 돌봄센터에 과도한 기부금을 제공한 탓이라는 의혹이 나와 파장이 예고된다.

경주YMCA는 경주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방학 기간 인근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점심식사 급식을 제공한다.

이곳에 아동을 보낸 학부모들은 지난 겨울방학 이곳을 통해 제공된 점심 식사의 경우 예산상 끼니당 9천원이지만 음식 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다가오는 여름방학 역시 같은 일이 되풀이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부실한 급식의 배경이 급식업체가 경주YMCA에 과다한 기부금을 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 취재진이 경주YMCA로 입금된 기부금 내역을 확인한 결과 교회 관계자 혹은 독지가들의 기부가 대부분이었고 금액도 5만~2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인 109만원이 눈에 띄었고, 이를 확인한 결과 지난 겨울방학 돌봄센터에 급식을 제공한 업체 대표 A씨로 밝혀졌다.

경주YMCA에 따르면 학생 22명은 돌봄센터에서 방학기간인 지난 1월 9일~2월 28일까지 점심식사를 주말(토·일요일)을 제외하고 33번 제공받았다. 급식업체에 임금된 금액은 총 653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109만원이 경주YMCA에 기부금 형태로 다시 들어갔다면 급식업체는 544만원으로 아동들 식사를 챙겨야 한다. 끼니당 9천원이어야 할 급식 비용이 기부금으로 인해 7천500원으로 낮아지는 셈이다. 게다가 배달비와 업체 마진을 제하면 급식 비용은 더 낮아진다.

실제 지난 겨울방학 동안 해당 돌봄센터에서 식사를 한 아동들도 대부분 부실한 반찬에 실망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센터를 다니는 한 학생은 "지난 겨울방학 내내 맛없는 밥을 먹는다고 힘들었다. 친구들도 밥을 남기는 경우가 많았고 또 다른 친구들은 아예 굶기도 했다"고 했다.

취재진은 해당 센터 급식 사진들을 토대로, 지역의 여러 급식 공급 관계자들을 만나 확인한 결과 이곳 점심식사(국 1개·반찬 4개)의 경우 4천~5천원이면 제공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배달 비용을 포함한다고 해도 6천~7천원이면 가능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역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제공된 식사의 경우 5천360원의 비용이 들었지만 내용면에서 센터 급식수준을 한참 웃도는 것으로 확인됐다(아래 사진).

경주 YMCA 관계자는 "지난 겨울방학 아이들에게 제공된 식사를 점검했다. 음식 질적인 면에서 충분히 9천원 값어치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기부금을 누가 냈는지도 모르는데 부실 급식 의혹이 기부금과 관계됐다는 것은 억측 주장에 불과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