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하메네이 암살' 제안에 트럼프 "NO"…중동 갈등 확산 우려

입력 2025-06-16 14:46:39 수정 2025-06-16 14:53:27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추가 공습으로 이란 수도 테헤란 곳곳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추가 공습으로 이란 수도 테헤란 곳곳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최고지도자 암살 계획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보도에서, 이스라엘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표적으로 한 암살 계획을 미국 측에 공유했으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해당 보도는 미국 정부 관계자 두 명의 확인을 근거로 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암살 제안은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주도한 계획으로, 2020년대 초반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던 시기에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내 갈등 확산을 우려해 계획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인터뷰를 통해 추가적으로 조명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일어나지도 않은 대화들에 대해 잘못된 보도가 너무 많다"고 말하면서도,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연락하고 있다. 우리는 미국 측, 그리고 대통령에게 사전에 알렸다. 그는 알고 있었다"며 "트럼프는 핵합의를 파기했고,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를 제거했다. 그들은 트럼프를 자신들의 최대 적으로 여긴다. 나는 그의 후원자(partner)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긴밀한 공조를 강조하면서도, "미국은 미국의 국익에 따라 결정할 것이며, 나 역시 이스라엘 총리로서 우리 나라를 위해 필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번 보도는 양국 간 긴장 관계에 미국이 어떤 식으로 개입했는지를 드러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미국 백악관 측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보도에 대해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된 이란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했으며, 2020년 1월에는 이란의 군부 실세였던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바그다드에서 드론 공격으로 제거한 바 있다. 이 사건 이후 중동 전역에서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이 한층 고조된 바 있다.

현재까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암살 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당시 논의된 시간적·공간적 배경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 이스라엘 정부 역시 해당 보도에 대해 추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