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대북 확성기 중지, 접경지 주민 고통 덜기 위한 조치"

입력 2025-06-12 08:58:41 수정 2025-06-12 09:26:15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우리 군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하도록 지시했다고 직접 밝혔다. 윤석열 정부에서 방송을 재개한 지 약 1년 만이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일주일 만에 한반도 긴장 완화와 남북관계 복원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11일 오후 2시부로 우리 군이 전방 지역에서 진행하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하도록 지시했다"며 "북한의 소음 방송으로 오랜 시간 어려움을 겪어온 접경 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조치로 남북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다시 쌓아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오후 2시를 기해 전방지역에 설치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하도록 지시했다"며 "남북관계 신뢰 회복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정부의 의지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군은 고정식 확성기 24개와 이동식 확성기 16개 등 총 40개의 확성기를 전방 지역에서 운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지난달 2일 "대북 전단과 오물 풍선, 대북·대남 방송을 상호 중단해 접경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국민께 약속드린 바를 실천한 것"이라며 "특히 소음 방송으로 인한 접경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덜기 위한 실질적 조치"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새 정부의 화해 제스처에 호응해 연락채널을 복구하거나 9·19 군사합의를 복원하려 할지는 불투명하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추후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 계기가 마련될 때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 요인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전날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로 한국거래소를 찾은 것 관련해서는 "할 수 있는 모든 제도적·행정적 수단을 총동원해 불법과 부정을 뿌리 뽑고,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신뢰를 반드시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올해는 한-체코 수교 35주년이자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맞이했다"면서 "체코의 피알라 총리와 국제 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지정학적 위기 대응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