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태풍 우딥 '24시간 내 발생'…韓美日 감시 본격 시작

입력 2025-06-10 11:29:56 수정 2025-06-11 14:21:24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 감시 92W 열대요란 위치. 10일 오전 11시를 기해 열대저압부 발달 가능성이 Low(낮음)에서 Medium(중간)으로 상향됐다. 92W 열대요란이 열대저압부를 거쳐 태풍으로 발달할 경우 올해 첫 태풍인 1호 태풍 우딥이 된다. JTWC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 감시 92W 열대요란 위치. 10일 오전 11시를 기해 열대저압부 발달 가능성이 Low(낮음)에서 Medium(중간)으로 상향됐다. 92W 열대요란이 열대저압부를 거쳐 태풍으로 발달할 경우 올해 첫 태풍인 1호 태풍 우딥이 된다. JTWC
기상청 10일 오전 11시 발표 1호 열대저압부(향후 1호 태풍 우딥) 예상경로
기상청 10일 오전 11시 발표 1호 열대저압부(향후 1호 태풍 우딥) 예상경로
일본기상청 10일 오전 9시 발표 열대저압부a(향후 1호 태풍 우딥) 예상경로
일본기상청 10일 오전 9시 발표 열대저압부a(향후 1호 태풍 우딥) 예상경로

올해 첫 태풍, 1호 태풍 우딥 발생이 임박했다.

92W 열대요란이 태평양 팔라우 인근에서 형성돼 서쪽으로 이동, 필리핀을 통과한 후 남중국해에서 태풍으로 발달하는 수순이다.

열대요란은 열대저압부의 전 단계이고, 태풍의 2단계 전 수준 세력이다. 즉, 열대요란→열대저압부→태풍의 순서로 세력이 발달한다고 보면 된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 지난 4일부터 감시해온 92W 열대요란의 열대저기압 발달 가능성을 10일 오전 11시를 기해 Low(낮음)에서 Medium(중간)으로 상향했다.

현재 필리핀 루손섬 서쪽이자 인도차이나 반도 베트남 동쪽, 중국 기준으로는 남쪽, 다시 말해 남중국해 한복판에 위치한 92W 열대요란은 향후 태풍 우딥으로 발달하며 점차 북쪽으로 경로를 꺾을 전망이다.

기상청도 이날 오전 11시 92W 열대요란을 1호 열대저압부로 명명한 예상경로를 처음으로 발표, 6월 12일쯤 중국 하이난섬(하이난성)에 닿고 이후 광둥성 내륙으로 북동진하는 경로를 예측했다.

일본기상청 역시 좀 더 앞선 이날 오전 9시에 92W 열대요란에 대해 열대저압부a로 이름을 붙이고 닮은꼴 예상경로를 내놨다.

다중앙상블(GEFS) 모델 92W 열대요란(향후 1호 태풍 우딥) 예상경로
다중앙상블(GEFS) 모델 92W 열대요란(향후 1호 태풍 우딥) 예상경로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앙상블(Ensemble) 모델 감시 92W 열대요란(향후 1호 태풍 우딥) 예상경로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앙상블(Ensemble) 모델 감시 92W 열대요란(향후 1호 태풍 우딥) 예상경로

우리 기상청과 일본기상청은 향후 닷새(5일) 뒤인 6월 15일까지의 이동경로만 예상하고 있는데, 그 이후 전망은 없을까?

현재 다중앙상블(GEFS) 모델과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앙상블(Ensemble) 모델 둘 다 태풍이 중국 하이난 일대로 북상, 이후에는 광둥성 등 중국 남부 지역을 북동진 경로로 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딥(Wutip)은 태풍위원회 14개국 가운데 마카오가 제출한 이름으로 곤충인 나비를 의미한다.

▶올해는 9년 만에 1~5월 태풍 발생이 없었던 해로 기록됐다. 2017~2024년에는 늦어도 5월에는 1호 태풍이 발생했다. 그러나 올해는 5월 31일까지 태풍 발생 소식이 없었고, 6월 초가 지나서야 1호 태풍에 대한 감시 체제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상황이다.

다만, 지난 10년(2015~2024년) 통계를 살펴보면 연 최소 17개, 최대 29개의 태풍이 발생한 걸 감안, 늦더라도 이후 몰아쳐 태풍이 동아시아 일대로, 아울러 한반도로 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2016년의 경우 6월마저 건너 뛰어 7월에 첫 태풍이 발생한 이례적인 해였는데(7월 3일 1호 태풍 네파탁 발생), 그달(7월) 무려 4개의 태풍이 잇따랐고, 이어 8월에 7개의 태풍이, 9월에도 7개의 태풍이 몰아쳤다.

(아래는 10일 오후 4시 30분 추가 내용)

기상청 10일 오후 4시 30분 발표 1호 열대저압부(향후 1호 태풍 우딥) 예상경로
기상청 10일 오후 4시 30분 발표 1호 열대저압부(향후 1호 태풍 우딥) 예상경로

▶이어 기상청은 첫 예상경로 발표 후 5시간 30분 뒤인 오후 4시 30분에 예상경로를 업데이트했다.

해당 시각 기준으로 1호 열대저압부는 여전히 남중국해에 위치, 아직 태풍으로 발달한 것은 아니며 사흘 뒤인 13일쯤에는 이미 태풍으로 발달한 상태로 하이난 남동부 해안에 다다르며 처음으로 육지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 강도는 2가 예상된다. 태풍으로 발달한 후 강도 1에서 2까지 상승하는 것.

그런데 이후 하이난을 거쳐 중국 남부 내륙을 계속 지나게 되면서 강도가 다시 1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은 수증기를 원활히 공급받을 수 있는 바다와 달리 육지에서는 수증기 흡수가 원활치 못해 세력이 빠르게 떨어진다. 같은 육지라도 높은 산맥이 있을 경우 부딪혀 위력이 더욱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향후 중국 내륙에서 그대로 소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태풍 우딥의 간접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태풍이 소멸하면서 남긴 수증기가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한반도로 유입돼 많은 비를 뿌릴 수 있는 것.

마침 태풍이 소멸하는 6월 중순쯤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가 제주도 부근까지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즉, 태풍이 죽으며 남긴 수증기가 우리나라로 공급되는 통로가 하나 만들어지는 셈인데, 그게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일 수 있다는 얘기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6시 발표한 중기예보를 통해 나흘 뒤인 14일쯤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와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 변화에 따라 비가 내리는 시점과 지역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