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권 사립대 예산 3.8% 줄었다…등록금 올렸지만 수입 감소

입력 2025-06-10 15:18:35 수정 2025-06-10 18:55:32

"올려도 줄었다" 사립대 재정 악화 여전…허리띠 졸라매는 대학들
등록금 인상에도 수입 감소…국고보조금 등 감소
연구비·학생경비 삭감…대학 기능 위축 우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올해 1월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국가거점국립대학총장협의회(국총협)와 화상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올해 1월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국가거점국립대학총장협의회(국총협)와 화상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권 사립대들이 등록금을 인상했음에도 올해 예산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금 수입은 소폭 늘었지만, 국고보조금 등 전입 수입이 크게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관리운영비 등 고정지출 축소를 비롯해 연구비와 학생경비도 일부 학교에서 감소했다..

10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권 주요 사립대 6곳(영남대·계명대·대구대·대구가톨릭대·경일대·대구한의대)의 2025학년도 예산 총액(본예산 기준)은 1조3천312억원으로, 전년도 1조3천845억원보다 3.8% 감소했다.

이 중 4곳의 예산이 줄었으며, 경일대가 전년 대비 14.4%로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이어 영남대(-7.6%), 계명대(-4.5%), 대구대(-3.1%) 순이었다. 반면 대구가톨릭대(6.6%)와 대구한의대(1.9%)는 예산이 증가했다.

수입 구조를 보면 등록금·수강료 수입은 지난해 6천609억원에서 올해 6천697억원으로 1.3%(88억원) 증가했지만, 전체 수입의 30~40%를 차지하는 전입·기부금은 4천977억원에서 4천827억원으로 3%(150억 원) 줄었다. 이는 등록금 인상 효과보다 큰 손실이다.

전입·기부금 감소 폭은 경일대(-21.2%)가 가장 컸고, 영남대(-10.4%)와 계명대(-9.5%), 대구대(-7.2%)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대구한의대는 지난해보다 62.2% 증가했다. 이 항목은 국고보조금, 기부금, 전입금 등을 포함하며, 그중 국고보조금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실제 국고보조금의 영향은 뚜렷하다. 지난해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된 대구한의대는 국고보조금 수입이 407억 원에서 672억 원으로 65%(265억 원) 늘었다. 반면 다른 대학들은 정부 재정지원사업 선정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예산 축소는 대학 기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구비 지출은 6곳 중 4곳에서 감소했는데, 영남대와 경일대가 각각 20.0%와 13.6% 줄였다. 학생 장학금과 실험실습비 등 학생경비 역시 절반인 3곳에서 감소했다.

고정비 절감을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6곳 대학의 교수·직원 보수 지출은 1.2%, 관리운영비는 2.4% 각각 축소됐다. 이들 세부 항목에는 건축물 관리비와 차량 유지비, 복리후생비 등이 포함된다.

지역 대학 관계자는 "사립대들이 올해 10여 년 만에 어렵게 등록금을 인상했지만, 실질적인 재정 여건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며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선정되느냐에 따라 예산 규모가 좌우되는 상황에서, 등록금 인상 효과는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보조금 지원 사업에서 탈락하면 등록금 인상분보다 더 큰 수입 감소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결국 예산 전체가 줄어드는 결과를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