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려도 줄었다" 사립대 재정 악화 여전…허리띠 졸라매는 대학들
등록금 인상에도 수입 감소…국고보조금 등 감소
연구비·학생경비 삭감…대학 기능 위축 우려
대구권 사립대들이 등록금을 인상했음에도 올해 예산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금 수입은 소폭 늘었지만, 국고보조금 등 전입 수입이 크게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관리운영비 등 고정지출 축소를 비롯해 연구비와 학생경비도 일부 학교에서 감소했다..
10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권 주요 사립대 6곳(영남대·계명대·대구대·대구가톨릭대·경일대·대구한의대)의 2025학년도 예산 총액(본예산 기준)은 1조3천312억원으로, 전년도 1조3천845억원보다 3.8% 감소했다.
이 중 4곳의 예산이 줄었으며, 경일대가 전년 대비 14.4%로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이어 영남대(-7.6%), 계명대(-4.5%), 대구대(-3.1%) 순이었다. 반면 대구가톨릭대(6.6%)와 대구한의대(1.9%)는 예산이 증가했다.
수입 구조를 보면 등록금·수강료 수입은 지난해 6천609억원에서 올해 6천697억원으로 1.3%(88억원) 증가했지만, 전체 수입의 30~40%를 차지하는 전입·기부금은 4천977억원에서 4천827억원으로 3%(150억 원) 줄었다. 이는 등록금 인상 효과보다 큰 손실이다.
전입·기부금 감소 폭은 경일대(-21.2%)가 가장 컸고, 영남대(-10.4%)와 계명대(-9.5%), 대구대(-7.2%)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대구한의대는 지난해보다 62.2% 증가했다. 이 항목은 국고보조금, 기부금, 전입금 등을 포함하며, 그중 국고보조금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실제 국고보조금의 영향은 뚜렷하다. 지난해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된 대구한의대는 국고보조금 수입이 407억 원에서 672억 원으로 65%(265억 원) 늘었다. 반면 다른 대학들은 정부 재정지원사업 선정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예산 축소는 대학 기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구비 지출은 6곳 중 4곳에서 감소했는데, 영남대와 경일대가 각각 20.0%와 13.6% 줄였다. 학생 장학금과 실험실습비 등 학생경비 역시 절반인 3곳에서 감소했다.
고정비 절감을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6곳 대학의 교수·직원 보수 지출은 1.2%, 관리운영비는 2.4% 각각 축소됐다. 이들 세부 항목에는 건축물 관리비와 차량 유지비, 복리후생비 등이 포함된다.
지역 대학 관계자는 "사립대들이 올해 10여 년 만에 어렵게 등록금을 인상했지만, 실질적인 재정 여건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며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선정되느냐에 따라 예산 규모가 좌우되는 상황에서, 등록금 인상 효과는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보조금 지원 사업에서 탈락하면 등록금 인상분보다 더 큰 수입 감소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결국 예산 전체가 줄어드는 결과를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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