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열전] 박정주 자비의집 후원회장 "무료 급식 지속할 수 있도록 정기 후원 동참해 주세요"

입력 2025-07-17 13:58:31 수정 2025-07-17 18:59:15

2020년부터 재정 악화로 조리 급식서 도시락 대체 급식으로
정기 후원자 늘고 대구시 지원도 확대되길

박정주 자비의집 후원회장. 이현주 기자
박정주 자비의집 후원회장. 이현주 기자

무료급식소 자비의집은 IMF 외환위기로 대구 반월당 주변에 끼니를 굶는 노숙인과 독거노인 등이 넘쳐나자 2000년 반월당역 인근에서 문을 열었다. 운영 주체는 대한불교조계종 동화복지재단이다.

이후 자비의집은 봉사단체 21곳, 봉사자 400여명, 정기 후원자 200여명의 재정 및 재능 기부를 바탕으로 25년을 한결같이 주 5일 무료 급식을 하고 있다. 이용 인원은 1일 500여명, 연간 11만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초창기와 달리 5년 전부터 달라진 게 있다. 급식 형태가 그것이다. 코로나19 유행에 재정 악화 문제가 겹치면서 조리 급식(현장 조리로 음식 제공)이 아닌 대체 급식(도시락 전달)으로 변경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박정주(65) 자비의집 후원회장도 2020년부터 이곳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운영이 어려워지자 인적 네트워크가 풍부한 그를 동화복지재단에서 초빙한 것이다.

그는 "연료비와 주·부식 물가 상승, 최저임금 상승, 급식공간 열악 등으로 따뜻한 밥을 조리해 제공하는 급식이 현재까지도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심각한 것은 재정 상태가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것인데 앞으로 이 정도의 운영이 가능할 지도 의문"이라고 걱정했다. 그간 후원회를 구성해 후원자 확보에 힘을 기울였지만 경기 침체로 후원금은 줄어든 반면 주변 급식소 폐업 등으로 급식 인원은 30%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무료 급식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정기 후원을 하는 개인후원자가 느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에 더해 대구시가 현재 부식비에 한해 1일 50만원을 지원해주고 있는데 여러가지 상승 요인을 감안해 조금 더 지원을 해주면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주문했다.

또 다른 자비의집 현안은 봉사자들의 고령화 문제다. 현재 급식 봉사를 하는 이들의 연령대가 주로 70대라 젊은 봉사자들의 유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반가운 소식도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DGB사회공헌재단과 대구상공회의소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자비의집에 정기 기탁을 해 준 일이다. 이 돈으로 급식소의 노후 전기시설과 창고시설 정비, 냉난방시설 설치 등 안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박 회장은 "한 끼의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각지에서 자비의집을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 주 5일 정성스럽게 급식을 준비하고 있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무료 급식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후원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