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4일 취임사에서 "이재명 정부는 '실용적(實用的) 시장주의 정부'가 되겠다"며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하겠다"고 했다. 또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다시 힘차게 성장 발전하는 나라 ▷모두 함께 잘사는 나라 ▷문화가 꽃피는 나라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 등 다섯 가지 약속을 했다. 이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 "박정희 정책도, 김대중 정책도, 필요하고 유용하면 구별 없이 쓰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강조해 온 '흑묘백묘론'(黑猫白描論)과 같은 맥락이다. 민생 회복·경제 살리기와 관련해선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TF를 바로 가동하겠다"고 했다. 또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기업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규제(規制)는 네거티브 중심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업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는 뜻으로, 시장 친화적인 정책이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외교·안보와 관련해서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고, 주변국 관계도 국익과 실용의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선서 후 여야 대표와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야당 대표들은 법원조직법·공직선거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와 대법관 증원 등 사법부 현안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 대통령이 야당 의견을 반영할지 알 수 없으나, 취임 첫 일정으로 정당 대표들과 만난 것은 의미가 있다. 이번 오찬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협치의 행보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이날 이 대통령은 국무총리로 김민석 민주당 의원을 지명하는 등 첫 인선(人選)을 했다. 국민들이 기대했던 '탕평(蕩平) 인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후속 인사는 진영의 협소한 인재풀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이 대통령의 취임사는 훌륭했다. 취임사만큼만 국정(國政)을 펼친다면 성공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도 감동적인 취임사를 했지만, 초심을 오래 유지하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불행한 대통령의 역사를 밟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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