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시대, 세계가 주목] "한국, 엄중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

입력 2025-06-04 17:51:06 수정 2025-06-04 18:01:29

美 싱크탱크 등 외교 전문가들 분석
한미·한중관계 균형 잡기 쉽잖을 것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 연합뉴스 자료사진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재명 대통령이 1997년 IMF 구제금융 신청 직후 정권을 잡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가장 힘든 과제에 직면해 있다는 미국 싱크탱크의 분석이 나왔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 등은 3일(현지시간) CSIS 홈페이지에 올린 '한국의 새 대통령: 프라이팬에서 불 속으로(Frying Pan to Fire)'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대통령이 마주할 과제를 서술했다. 차 석좌 등은 '난제에서 벗어났지만 더 어려운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는 제목 그대로 "이례적인 조기 대선으로 즉각 국내 및 외교 정책의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적었다.

유리한 요인이 없다고 했다. 과거 두 차례 탄핵정국과 다를 것이라는 예측이다. 2004년에는 중국 경제성장 붐이 있었고, 2017년에는 한국 반도체 수출 붐이 있었기에 경제 침체 회복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러-우 전쟁, 가자지구 전쟁, 미국의 관세전쟁, 중국의 수출 통제,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 등도 한국 경제 회복에 불리한 것들이어서 이 대통령이 다뤄야 할 외부 환경은 훨씬 엄혹하다는 지적이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

특히 대중(對中) 정책에는 긍정적 신호가 없었다. 트럼프 행정부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재명 정부가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 속에서 중립을 지키기 어려우며 확실하게 미국 편을 들라는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워싱턴타임즈재단 주최 세미나에서 "미국과 철통같은 동맹을 유지하되 누구와도 적이 되지 않으려는 것이 이재명 대통령의 입장"이라고 점쳤다. 하지만 이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매우 어려운 줄타기다. 왜냐하면 안보에서 미국의 긴밀한 동맹이 되면 분명히 북한, 중국, 러시아와 소외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 국무부 대북담당 특사도 비슷한 시각이다. 이재명 정부가 중국을 최대 교역 상대로 두면서 미국을 안보 동맹으로 유지하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미관계와 한중관계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필요성은 이해하지만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논평을 통해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시한인 7월 8일 이전에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새로운 참모진을 꾸리고, 협상 상황을 점검하고, 현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정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협상을 성실하게 진행한다는 전제로 협상 시한을 연장하는 게 합리적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