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태운 차량을 몰고 바다로 돌진해 살해한 아버지가 경찰 조사에서 거액의 채무 때문에 힘들었다며 범행 동기를 실토했다.
경찰 수사로 아내와 두 아들은 비정한 아버지의 계획을 모른 채 가족여행을 떠났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과 행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3일 광주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일가족을 태운 차량을 몰고 바다로 돌진해 숨지게 해 살인 혐의로 조사를 받는 아버지 A(49)씨와 가족들은 지난달 30일 전남 무안으로 여행을 떠났다.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A씨의 두 아들(18·16)은 학교 측에 "가족여행을 간다"며 교외 체험학습을 신청, 당일 결석했다.
무안의 한 숙박시설에서 하룻밤을 묵은 A씨 가족은 다음날인 31일 저녁께 숙박시설을 빠져나왔다.
이후 목포와 신안을 거쳐 진도로 향하던 A씨는 중간 지점인 목포 모처에 세운 차 안에서 가족들에게 '영양제'라며 수면제와 음료를 건넸다.
차에 탄 동갑내기 아내와 두 아들은 별다른 의심 없이 남편, A씨가 건넨 약이 수면제인 줄도 모르고 복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자정을 넘겨 지난 1일 오전 1시12분쯤 진도군 한 항만에서 A씨는 가족이 탄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했다.
홀로 바다에서 빠져나온 A 씨는 직장동료 B 씨에게 연락해 차편을 제공받아 광주로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소방 당국이나 경찰에 물에 잠긴 차량 안 가족들을 구조해달라는 신고는 하지 않았다.
학교 측의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선 경찰은 전날 오후 8시 10분께 진도항으로부터 약 30m 떨어진 해상에서 차량과 3구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 시신은 모두 A 씨의 아내와 두 아들로 확인됐으며, 1차 검시에서 특별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A 씨는 사건 발생 약 44시간 만인 전날 오후 9시 10분께 광주 서구 양동시장 인근 거리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경찰에서 "채무가 많아 생활고로 힘들었다. 아내와 두 아들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바다로 돌진했다. 입수 뒤 홀로 차량에서 빠져나왔다"고 범행을 시인했다.
다만 A씨는 처음에는 "가족과 함께 나도 수면제를 먹었다"라고 했다가 "가족에게만 먹게 했다"고 하는 등 진술을 번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행 전 폐쇄회로(CC)TV 영상과 통신기록 등을 살펴 일가족의 정확한 행적도 시간대별로 재구성, 범행 경위 규명에 수사력을 모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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