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다음은 북유럽?…러, 4년 내 나토 회원국 공격 가능성

입력 2025-06-02 16:03:34 수정 2025-06-02 18:25:11

서방 동맹국들, 발트해 연안서 잇따라 군사훈련…"러 침략 가능성 저지"
"발트해 주시하는 푸틴"…나토 '전략요충' 스웨덴 고틀란드는 재무장 박차

러시아가 4년 내에 유럽을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월 27일(현지시간) 발트해 해역에서 훈련 중인 러시아 해군 군함. EPA 연합뉴스
러시아가 4년 내에 유럽을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월 27일(현지시간) 발트해 해역에서 훈련 중인 러시아 해군 군함. 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4년 내에 유럽을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핀란드 국경 지역에 군사력을 대폭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유럽 국가는 안보블록을 형성, 공동 방위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도 군사요충지 발트해에 군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나토 북유럽 군사력 집중

최근 미군은 스웨덴과 핀란드, 노르웨이 등 북유럽 지역에서 러시아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한 군사 활동을 늘리고 있다. 미 해군은 지난주 러시아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에서 약 321㎞ 떨어진 스웨덴 동남부의 고틀란드섬에서 발트해를 향해 가짜 포탄을 발사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며칠 후 핀란드도 비슷한 훈련을 진행했다.

발트해의 고틀란드섬은 러시아 방어를 위한 핵심 전략적 요충지다.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은 고틀란드섬에 발트해 지역의 공중·해상 작전을 위한 센서와 장거리 무기 시스템들을 배치하고 있다.

북유럽 국가들은 국방비 지출을 계속 늘리고 있다. 스웨덴과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등 4개국은 2023년 북유럽합동항공사령부(JNAC)를 설립, 공군전력을 하나로 뭉쳤다. 이어 작년에는 아이슬란드까지 5개국이 북유럽 방위협력체계(Nordefco)를 구성해 2030년까지의 공동방어 비전을 제시했다.

4년 안에 러시아가 나토 국가들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독일 카르스텐 브로이어(육군 대장) 합참의장은 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대화 참석을 계기로 한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매년 수백 대의 탱크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를 2029년 또는 그 이전에 발트해의 나토 회원국을 공격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4년 내에 유럽을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월 27일(현지시간) 발트해 해역에서 훈련 중인 러시아 해군의 공기부양정 모습. AP 연합뉴스
러시아가 4년 내에 유럽을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월 27일(현지시간) 발트해 해역에서 훈련 중인 러시아 해군의 공기부양정 모습. AP 연합뉴스

◆러, 유럽 코앞에 군 기지·병력 증강

러시아가 최근 동유럽 국가 국경 지역에 군사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핀란드 국경에서 동쪽으로 약 160㎞ 떨어진 러시아 북서부 도시 페트로자보츠크에 군 기지 확장 작업을 진행 중이다. 러시아는 이곳에 수년 내에 병력 수만명을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군 본부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핀란드 기반 군사연구단체 블랙버드그룹이 분석한 위성 이미지에 따르면 2022년 이후 최근까지 러시아의 핀란드, 노르웨이 국경 지역에는 군사 장비 저장 시설과 병사 숙소 등이 추가로 설치됐으며 장비들을 나르기 위한 철로도 새로 깔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사 시설 확충과 더불어 군 병력 규모를 늘리기 위한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크렘린궁은 러시아 내부 군 조직을 변경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유럽과 가까운 서부 도시들에 대한 국방력을 강화했다.

변경된 조직에 따르면 늘어난 병력의 대부분은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핀란드 등 발트해 국가들을 마주하고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지구에 배치될 예정이다. 서방 군사 당국자들은 기존에 이 지역에 배치돼 있던 소규모 여단들은 3배 가까이 규모를 키워 1만여명 규모의 사단을 이룰 것으로 분석한다.

러시아는 매년 전차 약 1천500대를 제작하고, 지난해에만 152mm 구경 포탄 400만발을 생산하는 등 전력을 증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유럽 국경에서 눈에 띄게 늘어난 러시아의 군사 활동은 추후 나토와의 충돌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라는 게 여러 러시아 군사 전문가와 서방 군·정보 당국자들의 공통된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