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 신도시 주거난 심각…"경국대 기숙사 활용해야"

입력 2025-05-26 15:42:43 수정 2025-05-26 18:12:58

통합 경국대 출범 후 예천캠퍼스 기숙사 공실률 56%
기존 시설 활용과 예천 원도심 활성화까지 1석2조 효과

경북도청 신도시 전경. 경북도 제공.
경북도청 신도시 전경. 경북도 제공.

경북도청 신도시의 심각한 주거공간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옛 경북도립대(현재 국립 경국대 예천캠퍼스)의 기숙사 등 유휴시설 활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상북도가 오는 8월 말 인재개발원 등 도 산하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시설을 활용할 경우 원도심 활성화도 기대되는 등 '1석2조 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다.

경북도 등에 따르면 경국대 예천캠퍼스에는 정원 391명이 사용할 수 있는 기숙사 3개 동(희망관·미래관·창조관)이 있다. 희망관(정원 80명)과 미래관(정원 151명)은 현재 각각 26명, 107명이 사용 중이다.

공실상태인 창조관은 2인실(80개) 규모로, 방학 중 경북 글로벌학당에 참여하는 외국인 유학생에게 약 3주간 제공될 예정이다. 3개 동 기숙사의 공실율은 56% 수준이다.

인재개발원은 오는 8월 말 도청 신도시로 이전하고 올 한 해에만 57개 과정(191회)에 1만1천822명의 공무원이 입소해 교육을 받는다. 이중 연중으로 교육을 받는 인원만 해도 100여명이 넘는다. 인재개발원이 신도시에 새로 둥지를 트게 되면 인재개발원 직원(약 30명)외에도 100명 이상의 숙소 등이 필요한 셈이다.

하지만 도청 신도시의 경우 2016년 이후 신규 아파트·오피스텔 공급이 전무할 실정이다. 신도시 내 아파트·오피스텔 분양률과 입주율은 99%에 육박한다.

도는 향후 경북도체육회(장애인 체육회 포함), 도립예술단(교향악단·국악단·무용단) 이전도 추진하고 있다. 이들 기관의 직원은 약 250여명 수준이다. 하지만 대내외 경기 악화 등으로 인해 신도시 내 추가 주거시설 분양 계획 등은 요원하다.

이에 따라 현재 시설이 비어 있는 경국대 예천캠퍼스를 활용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국대 예천캠퍼스를 입소생 숙소로 활용할 경우엔 유휴공간 활용 외에도 예천읍 원도심 상권 활성화 등에 기여하는 효과가 적지 않다.

예천읍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도청 이전 후 예천읍 원도심 쇠퇴가 심각한 데 이어 통합 경국대 출범 이후 재학생이 줄면서 공동화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고 했다.

경북도는 인재개발원 교육생들을 지난해 문을 연 스탠포드호텔 안동에 투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공무원 복무규정상 출장 여비(1일 7만원)에 비해 일일 호텔 숙박비용이 2배 이상에 달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경북도 관계자는 "인재개발원 이전과 관련해,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립대 기숙사 활용방안도 검토 대상"이라면서 "산하기관 이전을 통해 도청 신도시와 상대적으로 낙후한 북부권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2022년 개관한 경북도립대(현 국립 경국대 예천캠퍼스) 신축 기숙사 미래관. 매일신문DB.
2022년 개관한 경북도립대(현 국립 경국대 예천캠퍼스) 신축 기숙사 미래관. 매일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