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신공항, 양당 공약 반영됐으나 '어떻게'는 부실

입력 2025-05-21 18:07:59 수정 2025-05-21 19:30:39

'공자기금 활용' 대구시 구상, 정부 반대 속 진전 없어
민주, 사업 지연 요인 해소한다지만, 실행 계획 부재
'국비 지원' 약속한 국힘 역시 '방법론' 제시 못해

대구경북신공항 민간공항 조감도. 매일신문 DB
대구경북신공항 민간공항 조감도. 매일신문 DB

대구경북(TK) 신공항 건설 사업이 조기 대선 국면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사퇴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자칫 좌초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 반대 속에 공공자금관리기금 등 재원 확보 방안이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등 양당의 공약도 선언적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21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TK 공약에는 신공항의 성공적 추진이 반영돼 있으나 '사업 추진 지연 요소 조속히 해결'이란 표현만 명시됐다. 현재 진전이 없는 TK신공항 건설 사업의 지연 요소를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것인지가 빠져 있는 셈이다.

국민의힘이 지난 15일 배포한 TK 공약에도 TK신공항 국비 건설을 포함했지만 실행 계획이 제시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기부 대 양여 차액 및 보조·융자 등 국비 지원'과 같은 목표를 짧게 담아낸 게 전부다.

지역 정가에서는 TK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대선 공약에 구체적인 로드맵과 실행 방안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인수위 체제 없이 곧바로 정부가 출범하는 '조기 대선' 국면을 고려할 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초조함도 감지되고 있다.

이미 TK신공항 조기 건설 구상은 수많은 난제에 부닥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10조원을 훌쩍 넘기는 사업 비용을 민간에서 조달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홍준표 전 대구시장시절 공자기금 유치에 나섰으나 기획재정부의 완강한 반대로 사실상 무산되는 분위기다.

홍 전 시장의 사퇴로 대구시의 공자기금 유치 구상이 그대로 유지될지 여부도 미지수로 남아 있다. 경북도는 최근 대구시에 '시·도 공동 사업 시행, 민자 유치' 등을 골자로 한 대안을 내놨으나 상호 간 이견만 재확인한 상태다.

TK신공항 건설의 지연 요소를 어떻게 해결할지 대구시, 경북도 내부 의견조차 일치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 정가 일각에서는 최근 시공사 입찰 취소 등으로 사업 표류 우려를 사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 사례를 거론하며 'TK신공항도 같은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현재의 대선 국면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TK 정가 한 관계자는 "양당의 공약에 구체성이 결여된 것은 결국 대구시나 경북도가 일치된 해법을 마련하지 못한 탓도 있다"며 "이상론을 배제하고 실현 가능한 안을 마련, 양당을 찾아가 공약으로 반영시키는 '절실한' 노력이 필요하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