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창업캠프 최우수상 경북대 '단팥 도넛'팀

입력 2025-05-21 16:24:54 수정 2025-05-21 21:13:49

경북대 전자전기공학부 대학원생 의기투합
"구독형 로봇, 서비스 차별화 전략 통했죠"
"유일로보틱스 회장 멘토링 도움 실현가능성·수익성 꼼꼼히 계획"

경북대
경북대 '단팥 도넛'팀이 스마트 모빌리티 창업캠프에서 실내 자율주행로봇 구독 서비스로 최우수상을 받으며 창업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왼쪽부터 오준석(27)·예병우(25)·이진영(27) 씨. 구민수 기자

"힘들 때마다 같이 단팥 도넛을 먹으며 토론했던 기억이 많아요. 그때의 추억을 담아 팀 이름도 '단팥 도넛'으로 지었죠."

지난해 열린 스마트 모빌리티 창업캠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경북대 '단팥 도넛'팀은 실내 자율주행로봇 구독 서비스를 창업 아이템으로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스마트 모빌리티 창업캠프는 서울대와 KAIST를 비롯한 주요 대학의 교수진과 대기업 임원 출신의 전문가들이 3개월 동안 1대1 멘토링을 제공해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실제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도 오는 30일까지 신규 팀을 모집하고 있다.

전자전기공학부 박사·석사 과정생인 오준석(27)·이진영(27)·예병우(25) 씨와 학부생 유병일(24) 씨, 현재는 졸업 후 취업한 김관욱(25) 씨로 구성된 '단팥 도넛'팀은 실내 자율주행 기술과 인공지능 기반 시각 처리 기술을 결합해 창업 아이템을 개발했다.

이들은 대형 물류 창고 등에 쓰일 실내 자율주행로봇 구독 서비스를 창업 아이템으로 삼았다. 이미 상향 평준화된 자율 주행 기술 대신 서비스 차별화에 초점을 맞췄다. 예병우 씨는 "캠프 진행 과정에서 좀 더 현실적으로 사업 방향을 수정했다"며 "일정 기간 대여했다가 양도하는 옵션 등을 통해 수익화 방안도 고려했고 소프트웨어 개선으로 원가를 크게 절감시킨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최우수상 수상에는 멘토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단팥 도넛팀의 멘토는 유일로보틱스 임영득 회장이었다. 임 회장은 초기자금 조달 방안 등 창업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해 특별히 많이 신경 썼다. 팀원들은 단순한 기술 구현을 넘어서 사업의 지속성과 성장 경로까지 치밀하게 계획해야 했다. 회의는 대부분 오후 8시 이후에 시작돼 밤늦게까지 이어졌고, 그만큼 현실적인 창업 훈련의 연속이었다.

오준석 씨는 "준비하는 동안 정말 많이 혼났다. 멘토님이 하셨던 말씀이 모두 피가 되고 살이 됐다. 덕분에 심사위원들의 질문에 모두 수월하게 답변할 수 있었다"며 "특히 재무 관련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최우수상 수상은 팀원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었지만 창업캠프를 통해 오히려 현실의 벽도 절실히 체감했다. 사업계획상 창업 후 3년간은 적자가 불가피했고, 4~5년 차에 들어서야 겨우 흑자로 전환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초기 자금 조달 계획에서 40%는 대출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진영 씨는 "청년 창업가들이 도전하기엔 자금 장벽이 너무 높다"며 "정책적으로 스타트업의 초기 자금 지원이 보다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