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서비스·제조업 수출 연계 수출, 저성장 국면 새로운 동력"

입력 2025-05-21 18:11:11 수정 2025-05-21 18:36:18

'제조-서비스 융합 진단과 수출 확대 방안' 보고서

한국무역협회제공
한국무역협회제공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을 통한 수출을 새로운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1일 발간한 '제조-서비스 융합 진단과 수출 확대 방안' 보고서에서 지난 수십년간 한국 경제의 성장을 견인한 상품 수출이 미국발 통상 압력과 지정학적 분쟁 등으로 더는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서비스 수출의 경제 파급 효과가 커지고 있다. 연구원이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서비스 수출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2015년 86조원에서 2022년 160조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1원이 유발한 부가가치액을 뜻하는 부가가치 유발도의 경우 서비스 수출이 2015∼2021년 0.80∼0.84에서 2022년 0.78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상품 수출의 부가가치 유발도(0.64원)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또 서비스 수출의 부가가치 유발액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5.2%에서 2022년 6.7%로 늘어났다.

하지만 현재 한국은 제조-서비스 융합은 미흡한 수준이다. 국내 제조업의 서비스 중간재 투입 비중은 2015년 이후 20% 중반 수준에 정체돼 있다. 이는 주요 제조업 강국(독일·네덜란드·일본·한국·중국) 가운데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한국 제조 기업의 연구개발(R&D) 서비스 투입 수준은 주요 5개국 중 1위이지만, 제조업 가치사슬 연계 서비스의 수출은 주요 5개국 중 가장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제조업 수출 대비 디지털 서비스의 수출 비중은 2008년 이후 하락하며 일본과 함께 주요 5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55.0%에 그쳤다.

한국의 제조-서비스 융합 수출이 부진한 원인으로 지나친 규제와 일관성 없는 정책이 지목된다.

실제 연구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서비스무역제한지수(STRI)를 활용해 규제 수준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제조업 가치사슬 연계 서비스에 대한 규제 수준은 0.228로, 일본(0.112), 네덜란드(0.124), 독일(0.153), 중국(0.225) 등 주요 5개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무현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제조-서비스 융합 수출은 우리 경제를 이끌어 갈 성장엔진으로 잠재력을 입증했다"며 "제조업과 서비스를 별개의 산업으로 인식하는 관점에서 벗어나 융합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산업으로 바라보는 패러다임 전환이 정책 당국과 기업 모두에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