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임대아파트 사업자 회생절차 "보증금 어쩌나"

입력 2025-05-19 16:10:41 수정 2025-05-19 20:43:36

임대 입주 693가구 HUG 보증기한 연장 여부 등 불확실성 해소 안돼
상당수 임대 입주민들 "이사갈 곳 없어 길거리 나앉게 생겼다" 안절부절

사업자의 기업회생절차 진행으로 입주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영천 A아파트 전경. 강선일기자
사업자의 기업회생절차 진행으로 입주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영천 A아파트 전경. 강선일기자

경북 영천에 있는 한 민간 임대아파트 사업자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입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해당 아파트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임대 보증금 보증기한이 오는 11월 만료되는 것으로 알려져 기한 연장 여부에 따라 입주민들이 자칫 길거리로 내몰릴 수 있어서다.

19일 영천시와 A아파트 입주민 등에 따르면 A아파트는 10개 동 852가구 규모로 2014년 5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일부 가구의 분양 전환을 거쳐 현재 693가구가 임대 입주민이다. 가구당 임대 보증금은 8천~9천만원으로 보증금 총액은 65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13일 아파트 각 동마다 '임차인 전입신고 및 확정일자 신청 권고' 안내문이 게시되면서 임대 사업자인 B건설과 C건설의 부도설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안내문에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부여를 모두 완료해야 임대 보증금에 대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이나 경매시 임차인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내용이 실렸다.

부산에 본사를 둔 B건설과 C건설은 모회사와 자회사 관계다. 최근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C건설에 유동성 위기가 발생해 기업회생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아파트는 HUG의 임대 보증금 보증에 가입돼 있어 임대 입주민들에 대한 보증금 반환에는 아직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임대 입주민들은 불안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임대 사업자가 안내문 외에는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은 데다 HUG의 보증기한인 11월 15일 이후 발생할 상황을 전혀 예측할 수 없어서다.

한 임대 입주민은 "아파트가 다른 업체에 매각되는 건 아닌지, 목돈이 보증금에 묶여 있는 데다 (영천은) 전세 물량이 부족해 마땅히 이사 갈 아파트도 없어 자칫 길거리로 내몰릴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사정이 이런데도 B건설과 C건설은 구체적 내용을 알려주지도 않고 있다. 법적 대응 방법도 몰라 상당수 입주민들이 안절부절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A아파트 관계자는 "임대 입주민들의 걱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입주민 개별로 HUG 임대보증 가입을 할 수 있고 회사 측도 자구책을 마련 중이라 큰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영천시 관계자는 "조만간 입주민 대표, B건설 등과 함께 HUG 본사를 방문해 상호 협의를 할 예정"이라며 "입주민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행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