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파키스탄 물 문제 두고 갈등 격화

입력 2025-05-18 15:52:27

인도, 인더스강 활용 사업 검토 착수
운하 연장, 수력발전댐 계획 만지작
파키스탄 물 공급 대폭 감소 뻔해
파, "물 관련 모든 시도=전쟁행위"
CSIS, "실현 가능성 높지 않아"

인도령 잠무 카슈미르 체나브강에 있는 바글리하르 댐. AFP 연합뉴스
인도령 잠무 카슈미르 체나브강에 있는 바글리하르 댐. AFP 연합뉴스

인도-파키스탄 간 '3일 전쟁' 휴전 합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다시 전운이 드리우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인도 정부가 '인더스강 조약' 준수를 재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단독 보도했다. 1960년 맺은 조약은 인더스강 상류 카슈미르 지역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인도의 물 흐름 방해를 금하고 있다. 인더스강 상류와 지류의 흐름에 인도가 관여할 경우 파키스탄 국민들의 생활과 경제 등 일상이 파괴될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인더스강 지류인 체나브강·젤룸강 등의 수력 발전과 운하 확장 계획 등의 신속한 실행을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내용 중 하나는 란비르 운하(캬슈미르 지역 체나브강과 타위강을 연결)를 120km로 현재보다 2배 늘리는 것이다. 현재 인도는 란비르 운하를 통해 체나브강에서 초당 약 40㎥ 분량의 물을 공급받고 있지만 운하를 연장할 경우 초당 약 150㎥의 물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인도로 가는 물이 늘어난 만큼 파키스탄으로 가는 물은 줄어든다.

모디 총리는 "물과 피는 함께 흐를 수 없다"며 파키스탄으로 가는 물을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인더스강 조약 위반이라는 게 파키스탄 측 반발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인도 정부는 잠무·카슈미르 지역의 수력발전 용량을 현재보다 4배 가까이 늘리기로 하면서 체나브강·젤룸강에 4개의 수력발전 댐 건설 방안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화되면 수자원의 80%를 인더스강 지류에서 얻고 있는 파키스탄이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물 흐름을 멈추거나 전환하려는 모든 시도를 전쟁 행위로 간주한다"며 파키스탄이 격분한 이유다.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지난 13일 "물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휴전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물 문제 해결에 실패하면 전쟁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그러나 으름장만 놓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국제전략연구소(CSIS) 수자원 보안 전문가인 데이비드 미셸은 "인도가 상당량의 물 흐름을 보류하거나 댐, 운하 등을 건설하는 데 수 년이 걸릴 것"이라며 "(갠지스강 상류를 관할하는) 중국이 인도에 동일한 전략을 채택할 위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