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짐' 된 줄 모르는 與, 노년층들만 상대로 떠들고 있어"

입력 2025-05-16 08:13:56

국민의힘 대선 후보 2차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정계 은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후보 2차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정계 은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6일 국민의힘을 향해 "자신들이 '국민의짐'이 된 줄도 모르고 노년층들만 상대로 '국민의힘'이라고 떠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지금은 당의 정강 정책마저도 좌파 정책으로 둔갑시켜 놓았다"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그래도 이 당에서 행복할 때가 DJ, 노무현 정권 시절 저격수 노릇할 때였던 거로 기억한다"며 "나는 그게 내 역할인 양 착각하고 그때가 이당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다"고 했다.

이어 "2006년 4월 서울시장 경선 때 비로소 이 당의 실체를 알았다"며 "일하는 놈 따로 있고 자리 챙기는 놈 따로 있는 그런 당이었다. 결국 그런 속성이 있는 당이란 걸 알고도 혼자 속앓이하면서 지낸 세월이 20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당의 정통 보수주의는 이회창 총재가 정계 은퇴하면서 끝났다"며 "그간 사이비 보수들이 모여서 온갖 미사여구로 정통 보수주의를 참칭하고 국민들의 눈을 가린 그런 세월"이라고 했다.

홍 전 시장은 "이번 대선이 끝나면 한국의 정통 보수주의는 기존판을 갈아업고 새 판을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계 개편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영국의 기득권층 대변자였던 토리당이 몰락하고 보수당이 새롭게 등장했듯이 판이 바뀌지 않고는 더 이상 한국 보수 진영은 살아날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홍 전 시장은 전날에도 지지자와의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을 통해 국민의힘을 향한 날선 비판을 늘어놓았다.

그는 "다섯 번의 국회의원은 당 도움 아닌 내 힘으로 당선됐다"며 "두번의 경남지사는 친박의 집요한 견제와 음해 속 내 힘으로 경선에서 이겼고 한 번의 대구시장도 터무니없는 15% 페널티를 받고도 경선에서 이겼다"고 했다.

그 당(국민의힘)이 자신에게 베풀어준 건 없다는 홍 전 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뒤 궤멸한 당을 내가 되살렸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3년 전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민심에서 압승하고 당심에서 참패했을 때 탈당하려 했으나 마지막 도전을 위해 보류했는데 이번 경선에서도 사기 경선을 하는 것을 보고 내 청춘을 묻은 그 당을 떠났다"며 "국민의힘에서 은퇴한 것"이라고 했다.

홍 전 시장은 "대선 끝나면 돌아가겠다"며 "누군가 이번에 대통령이 되면 이 몹쓸 정치판을 대대적으로 청소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