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바이오·제약 무역장벽 혁신 저해 우려

입력 2025-05-15 17:27:06

KHIDI '글로벌바이오헬스산업동향' 보고서

지난달 2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지난달 2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ICPI WEEK 2025'에서 화학장치산업전과 제약과 바이오, 화장품기술전에 참가한 업체들이 첨단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무역 장벽 강화로 기술 혁신에 제약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은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발간한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NTE) 등을 인용한 '글로벌바이오헬스산업동향' 리포트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KHIDI는 여러 국가가 의약품, 바이오 의약품, 의료기기 등 바이오·헬스 제품의 인허가 절차를 과도하게 복잡화하거나 불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복된 임상시험 자료 제출 요구, 외국산 제품에 대한 차별적 인허가 요건 부과, 불합리한 자료요청 및 심사 지연 등이 구체적인 사례로 지목된다.

실제 중국은 외국 제약사에 추가 임상자료를 요구해 시장 진입을 지연시키고 있다. 브라질과 인도네시아는 현지 생산 또는 기술이전 요구를 인허가 요건과 연계한다. 일부 국가는 특허권과 자료 독점권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러 국가에서 의약품과 의료기기 가격을 정부가 직접 통제하는 점도 업계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가격 결정 과정의 불투명성, 과도한 가격 인하 압박 등이 신약 개발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무역 장벽이 혁신 저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제약협회(PhRMA)는 "엄격한 특허 기준, 심사 지연, 강제 실시권 남용, 취약한 특허 집행 등이 브라질, 태국, 인도, 중국, 한국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혁신 의약품 개발을 위한 동력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양자·다자간 무역 협상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비롯한 기존 무역 협정을 통해 바이오·헬스 분야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시장 접근성 강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HIDI는 "단기적으로는 보호 무역 기조가 지속되겠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국제 협력을 통한 무역장벽 완화가 예상된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지역별 공급망 강화, 규제 조화, 지식재산권 보호 등을 위한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