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 맹폭…트럼프 패싱 분풀이?

입력 2025-05-15 16:16:24 수정 2025-05-15 20:41:43

표적 공습, 사상자 최소 80명 추정
하마스 지도자 신와르 사망 가능성↑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논의 당겨질 듯
기아 임계점 가자지구, 구호품 배급

팔레스타인인들이 14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유럽병원 밖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손된 버스를 지켜보고 있다. EPA 연합뉴스
팔레스타인인들이 14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유럽병원 밖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손된 버스를 지켜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13일 밤부터 14일 새벽(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 등 주요 지역을 맹폭했다. 휴전에 비타협적인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 무함마드 신와르를 제거하기 위한 표적 공습이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최소 8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언론은 신와르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무함마드 신와르를 제거하기 위해 하마스 지휘통제시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 칸 유니스의 유럽병원 지하를 타격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공습으로 숨진 야히야 신와르의 동생이다. 무함마드 신와르는 인질 석방과 휴전 협상에서 극단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그의 죽음을 수월한 휴전 합의 도출로 연결하는 관측이 존재하는 까닭이다. 실제 이스라엘은 공습 이후 중재국 카타르에 휴전 대표단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 인질대응특사 애덤 볼러도 같은 날 카타르에 도착했다. 휴전 협상 재개로 풀이된다.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휴전을 압박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UAE 등 중동 3개 국을 방문한 때에 단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해외순방국에 이스라엘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동맹국 패싱 논란이 일던 터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에 동맹 균열이 인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었다. 미국은 가자지구에 인질로 잡혀 있던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자 에단 알렉산더를 데려오면서 이스라엘을 배제한 채 하마스와 직접 협상했다.

예멘 후티 반군과 진행한 휴전 협상도 비슷했다. 역시나 미국은 직접 협상에 나서 공습 종결과 휴전을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후티 반군의 이스라엘 공격 중단 약속은 받지 않았다. 시리아 제재 해제도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것이었다. 이슬람 성전주의 정권으로 간주하는 아메드 알샤라 임시 대통령을 직접 만나 이스라엘 수교를 요구하기도 했다.

14일(현지시간) 북부 가자지구 자발리아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음식 배급을 받기 위해 몰려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북부 가자지구 자발리아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음식 배급을 받기 위해 몰려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한편 가자지구 주민들이 기아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소식이 잇따르자 미국과 이스라엘은 비정부기구 인도주의 재단을 통해 이달 안으로 가자지구에서 구호물자 배급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구호물자 가로채기를 막는다는 명목으로 3월 초부터 구호물자 반입을 전면 차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