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점거농성' 학생들 고소 취하…오늘 총장 입장 발표

입력 2025-05-15 06:38:28

동덕여대 총학생회가 처장단과의 면담에서 남녀 공학 반대 의견을 전달한 지난해 11월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바닥에 공학 반대 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동덕여대 총학생회가 처장단과의 면담에서 남녀 공학 반대 의견을 전달한 지난해 11월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바닥에 공학 반대 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동덕여대가 지난해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해 교내 점거 농성을 벌인 학생들에 대한 형사고소를 모두 취소했다. 동덕여대 사태가 촉발된 지 6개월여 만이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동덕여대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학교 측에서 학생들을 고소한 건들을 전날 모두 취소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갈등이 장기화하고 확대될수록 학교 발전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양측에 형성됐다"며 "학교와 학생 간 관계가 보다 원활해지고 소통의 틀이 마련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학교 측에 '학내 구성원들이 받은 상처에 대해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하고 유감을 표명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학교 측은 전날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소 취하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비대위 측은 입장문에서 이같은 사실을 알리면서 "지난해 11월 긴급 학생총회에 참석해 주신 2천 동덕인, 지난 3월 19일 개회된 학생총회에 모인 900 동덕인을 포함해 8천 학우들의 총의가 모였기에 오늘의 형사고소 철회라는 값진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며 "학우 여러분께서 보여 주신 마음들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도 이날 중 학생들과 학내 구성원을 상대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앞서 동덕여대 학생들은 지난해 11월 동덕여대 학교 측이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 알려지자 24일간 본관을 점거하고 교내 시설물에 래커칠을 하는 등 시위를 이어갔다.

그동안 학과 통폐합, 캠퍼스 내 학생 사망 사고 등 학교의 행보에 반감이 쌓여 있던 학생들은 본관을 점거하고 학내외 시위, 단체 수업 거부, 학교재단 비리 고발 등으로 저항을 이어나갔다.

학교 측은 피해 금액이 최대 54억원으로 추산된다며 총장 명의로 총학생회장 등 21명을 공동재물손괴와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다만 학생들에 대한 경찰 수사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학생들이 받는 재물손괴와 업무방해 등 혐의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형사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