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빅3, 너도나도 AI…'하겠다'는 있고 '어떻게'는 없다

입력 2025-05-14 17:30:22 수정 2025-05-14 20:06:41

민자 유도·GPU 확보·전력 공급…AI, 구체적 청사진 안 보인다

제21대 대통령 선출을 위한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1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사진 왼쪽부터)가 대구광역시 동성로 거리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울산 남구 신정시장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대구 경북대학교에서 집중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1대 대통령 선출을 위한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1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사진 왼쪽부터)가 대구광역시 동성로 거리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울산 남구 신정시장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대구 경북대학교에서 집중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후보들이 인공지능(AI)을 국가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실제 산업 기반을 떠받칠 수 있는 전력 인프라와 인재 확보, 기술 전략 등 구체적인 청사진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6·3 대선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모두 AI를 핵심 경제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재명 후보는 데이터센터를 전국에 구축하고 GPU(그래픽처리장치) 5만 개를 확보하겠다고 밝혔으며,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형 GPT를 국민에게 무상 제공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김문수 후보 역시 AI 청년 인재 20만 명 육성, AI 전문대학 확대, 글로벌 AI 융합센터 설립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민간 투자 유도 방안, GPU 확보 시기와 방법, 에너지 공급 방안 등에서 구체적 실행 계획이 빠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경준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는 "조기 대선으로 디테일한 공약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AI에 대해서 미국과 중국처럼 무조건적인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 반드시 옳다고 볼 수는 없다"며 "오히려 우리의 상황에 맞는 전략적인 성장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정기 대구디지털진흥원 원장은 "GPU는 돈을 주고 사면 되지만 이후 누가, 어떻게 쓸 것인지가 중요하다"라며 "데이터센터를 활용할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데 무리해서 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AI 산업 육성의 핵심인 전력 공급 대책도 빈약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재명 후보는 2030년까지 서해안 해상풍력과 HVDC(초고압직류송전망)를 연결한 '에너지고속도로' 구축을 공약했지만 '개념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 송배전망 부족 문제를 해소할 실질적인 '방안'은 없다는 것이다.

이미 '동해안∼수도권 초고압 직류 송전(HVDC) 송전선로' 등 굵직굵직한 송배전망 건설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민간이 주도하는 AI 생태계를 강조하며 차별화를 꾀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현덕 경북대 IT대학 전자공학부 교수는 "AI 산업은 인프라, 인력양성, 연구개발을 모두 잘 엮어야 가능한 부분"이라며 "미국의 민간기업 투자를 우리나라는 따라가기 어렵다.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AI 인재 육성 방안도 비판을 받고 있다. 김 후보가 내세운 20만 명 인재 육성 계획은 이전 정부들의 정책과 큰 차별성이 없고, 이 후보의 인재 양성 공약도 구체적 교육 체계나 산업 수요 연계 방안이 빠져 있다는 지적이다.

민 원장은 "AI 산업도 결국 수요와 공급의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AI는 제조업부터 모든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결국 각 기업, 산업에서 자신에게 맞는 AI 기술을 적용할 수 있게 수요에 맞는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