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 럼플리어 대표 "국내 최초 LFP 배터리 전문 기업…대구·화성 거점"

입력 2025-05-13 16:20:12 수정 2025-05-13 21:11:03

KIST 출신 대표, 18년 연구로 창업…대구형 팁스 타고 본사 이전·공장 착공

국내 최초 LFP 배터리 전문기업 럼플리어(대표 김수진·사진)가 대구로 본사를 이전하고, 기술력과 협업 생태계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구민수 기자
국내 최초 LFP 배터리 전문기업 럼플리어(대표 김수진·사진)가 대구로 본사를 이전하고, 기술력과 협업 생태계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구민수 기자

"1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리튬인산철(LFP) 시장에서 의미 있는 대안을 제시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국내 최초로 LFP 배터리 전문기업으로 이름을 알린 (주)럼플리어가 본사를 대구로 이전하며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혁신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본사 이전은 '대구형 팁스(TIPS·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진 것으로 향후 대구 공장 착공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회사를 이끄는 김수진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2005년부터 LFP 배터리를 연구해온 전문가다. 2017년 중국에서 배터리 소재 기업을 창업하며 기술 상업화에 도전했으며, 2018년 테슬라의 국내 진출 이후 급격히 커진 이차전지 시장의 흐름을 감지하고 국내로 돌아와 2019년 럼플리어를 설립했다.

LFP 배터리는 선박, 항공기, 건설·농업 기계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은 제품이다. 최근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도 빠르게 수요가 늘고 있다. 기존의 니켈코발트망간(NCM) 계열 배터리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수명이 길며, 화재 위험이 낮은 안전성이 장점이다. 그러나 LFP 시장은 오랜 기간 중국이 주도해 온 만큼, 국내 기업에게는 진입장벽이 높고 가격·기술 경쟁에서도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럼플리어는 친환경 공법을 도입해 원가를 절감하고,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키는 기술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 대표는 "중국산과 동일한 가격으로 더 높은 품질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럼플리어는 최근 경기도 화성에 최첨단 자동화 생산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다. 현재 연간 약 20만 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제품군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대구형 팁스에 참여한 럼플리어는 지역 내 유망 기업들과의 협업 생태계를 자연스럽게 구축했다. 특히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전문 기업 '휴컨'과의 협업이 눈길을 끈다. 두 기업은 같은 건물의 인접한 공간에 입주해 시너지 있는 공동 연구개발 환경을 조성했다. 김 대표는 "휴컨과의 협업 덕분에 LFP 배터리에 최적화된 BMS 설계가 가능했다"며 "기능 안전까지 설계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국내 유일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예비 창업자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창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대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 속에서 스타트업이 살아남으려면 남다른 각오와 실행력이 필요하다"며 "오랜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는 연구보다는 실생활에서 바로 활용될 수 있는 제품과 기술에 집중해야 투자자들의 관심도 얻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형 팁스(TIPS·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민간 투자사가 1억원 이상 투자하고 추천하는 기술 기반 창업기업에게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는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대구시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주관하며 지난해 13개 기업을 선정했고 올해도 4개사를 신규로 지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