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빠진 안심뉴타운 잡초만 무성…쓰레기장 된 공터, 주민 '울상'

입력 2025-05-13 15:48:26 수정 2025-05-13 20:45:23

4만1천134㎡ 부지 2년째 방치
안심뉴타운 분양률 80%…반면 입점 상가 10%안팎
상가·주민 반발 "상권침체에 쓰레기 악취 문제까지"
7월말 안심뉴타운 투자유치 방안 관련 용역 결과

13일 대구 동구 안심뉴타운 내 유통상업용지 일대 모습. 이케아 입점 무산으로 2년째 방치돼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13일 대구 동구 안심뉴타운 내 유통상업용지 일대 모습. 이케아 입점 무산으로 2년째 방치돼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글로벌 가구기업 이케아(IKEA)의 입점 무산으로 대구 동구 안심뉴타운이 2년째 공터 상태로 방치되면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내체육관이나 대형 공연장 등 문화체육시설로 활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용지를 갖고 있는 대구도시개발공사는 토지매각과 투자유치를 저울질하고 있다.

13일 오전 11시쯤 찾은 대구 동구 율하동 안심뉴타운 일대. 이케아가 들어설 예정이었던 안심뉴타운 내 4만1천134㎡(1만2천464평)의 유통상업용지는 무성히 자란 잡초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 맞닿아있는 공터에는 불법 투기된 쓰레기 더미가 곳곳에 지저분하게 널브러져 모기나 날파리가 날아다녔다.

일대 분위기가 얼어붙은 탓에 일반상업·준주거시설용지 역시 타격이 적잖다. 거리에는 빛바랜 '상가임대, 대지매매'가 적힌 현수막들만이 펄럭이며 적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안심뉴타운 전체 198필지 가운데 171필지가 분양됐지만 현재 절반이 넘는 건물이 공실 상태다. 분양을 받고도 건물을 짓지 않은 곳도 많았다.

정경향 호반명가부동산 대표는 "실제 상업용지나 준주거시설용지에 건물이 들어선 곳은 10%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케아 입점이 취소되고 지주들이 사업성을 우려해 건물을 선뜻 지으려고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주민과 상인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안심뉴타운 용지를 소유한 대구도시개발공사가 2023년 이케아 입점이 무산된 이후 투자유치에 사실상 손을 놓으면서 주민과 상권 피해가 극심하다는 것이다.

조석돌 안심상가연합회장은 "안심뉴타운은 상권 침체 문제에 이어 무단 투기 쓰레기 악취로도 몸살을 겪고 있다. 지난달에는 포크레인이 출동해 퍼내야할 만큼 쓰레기가 심각했다"며 "유관기관도 부동산 경기가 어렵다는 입장만 반복하기보다 대안을 적극적으로 찾고, 주민설명회를 통해 소통하는 자리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케아 입점이 무산된 뒤로 관련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3월 김동규 동구의원은 종합실내체육관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해 7월에는 이재숙 대구시의원이 '서울아레나'를 빗댄 대형공연장 등 문화시설을 건립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해당 제안들은 대구도시개발공사에 전달됐지만 검토 단계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개발공사는 현재 진행 중인 '금호워터폴리스·안심뉴타운 분양활성화 및 투자유치 방안 수립 용역'이 오는 7월 끝나면 토지매각방안이나 투자유치 등 향후계획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안심뉴타운 부지는 투자유치방안과, 토지 매각 방안 등을 중점으로 용역을 하고 있다"며 "용역이 끝나면 내부 논의를 거칠 예정인데 계획이 언제쯤 수립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13일 방문한 대구 동구 안심뉴타운 일대. 이케아가 들어설 예정이었던 유통상업부지는 잡초만 수북한 모습이었다. 김유진 기자
13일 방문한 대구 동구 안심뉴타운 일대. 이케아가 들어설 예정이었던 유통상업부지는 잡초만 수북한 모습이었다.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