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차려진다면 급진전 가능성…美 국무장관 튀르키예행
휴전약속 없는 협상·준비 없는 정상회담…벼랑끝 전술 관측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종전을 위한 정상 만남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기습적으로 협상 제안 카드를 꺼내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하자며 역제안을 했다. 휴전 협상 타개를 위한 극적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도 있지만 실질적인 진전을 도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새벽 2시에 크렘린궁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우크라이나 당국과의 협상을 제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같은 날 저녁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15일 튀르키예에서 직접 푸틴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두 나라 사이에 불과 하루 동안 직접 협상에 이어 정상회담 이야기까지 오간 것이다. 하지만 전후 맥락을 고려하면 두 정상이 진정성 있는 태도로 이런 제안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푸틴 대통령의 대화 제의는 서방의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전날 유럽 4개국(영국, 프랑스, 독일, 폴란드) 정상은 러시아에 30일간 휴전을 요구했다. 러시아에 우호적으로 여겨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앞서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푸틴의 제안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조적인 태도를 보임으로써 더 강한 제재를 피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도 수락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휴전 확인'이 우선이라며 경계심 섞인 첫 반응을 내놓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는 즉시 이에 동의해야 한다"고 밝히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나는 목요일(15일) 튀르키예에서 푸틴을 기다리겠다"고 역제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역제안 역시 현실성은 떨어진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무진부터 정부 고위급까지 세부 논의를 거친 뒤 정상들이 만나 최종 결론에 '사인'하는 외교 프로토콜을 고려하면, 장기간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치러 온 적국 정상이 사흘 만에 만나 대화하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 더구나 그간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인하며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던 푸틴 대통령이 15일 이스탄불에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WSJ은 "양국이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고 양보는 최소화하며 균형을 맞추기 위해 주말 내내 외교적 카드를 교환하고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는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판돈을 키웠다"고 해설했다.
양측이 모두 완전한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를 요구한 것이 아니더라도 일단 대화 테이블이 차려진다면 여러 변수 속에서 협상이 급진전할 가능성은 있다. 협상일로 지목된 15일에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튀르키예를 방문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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