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판에 기부금까지`…인터넷 원서접수 대행 2개사, 95억 제공 제재

공정거래위원회가 전국 대학의 인터넷 원서접수를 대행하는 유웨이와 진학어플라이에 대해 '부당고객유인행위'로 시정 명령을 내렸다.

두 업체는 계약 대가로 발전기금과 물품 등을 제공하며 수요 확보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가 시장 왜곡을 초래하고 수험생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는 인터넷 원서접수 대행사인 ㈜유웨이어플라이(이하 유웨이)와 ㈜진학어플라이(이하 진학)가 대학들과의 계약 체결을 대가로 발전기금과 물품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부당고객유인행위'로 판단하고 시정 명령을 부과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2023년 8월 교육부 제보에 따라 조사된 사안으로, 공정위는 해당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정상적인 경쟁 방식이 아닌 부당한 유인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인터넷 원서접수 대행 서비스는 수험생이 원서를 인터넷으로 접수할 수 있도록 대학을 대신해 처리하는 시스템으로, 현재 시장은 유웨이와 진학이 양분하고 있다. 대학은 수험생이 낸 입학전형료에서 건당 4천~5천원 수준의 수수료를 대행사에 지급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유웨이는 2013년 2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93개 대학에 총 48억9천900만원 상당을, 진학 역시 2013년 2월부터 2024년 1월까지 78개 대학에 총 46억9천192만원 상당의 금전 및 물품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업체는 대학들에게 학교발전기금과 워크숍 지원금, 체육대회 후원금, 음악회 후원금 등의 금전적 이익과 아이패드, 복합기, 노트북, 단체복 등의 물품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이 같은 제공 행위가 수수료나 서비스 품질이 아닌 부당한 금전적 이익을 통한 고객 유인이라며, 수수료 인하 경쟁을 방해하고 실질적으로 수험생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행위로 판단했다.

특히, 수수료를 부담하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경쟁이 둔화될수록 입학전형료 부담 완화의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다만 입시 관련 부가서비스 제공이나 광고·홍보물 제공은 법 위반으로 보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를 통해 원서접수 대행 시장에서 가격과 품질 중심의 건전한 경쟁이 유도되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교육시장 내 부당 유인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다.

"입시 판에 기부금까지"…인터넷 원서접수 대행 2개사, 95억 제공 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