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바이든 AI 반도체 수출통제 폐기"

입력 2025-05-08 17:31:12 수정 2025-05-08 20:53:26

15일 발효예정이었지만 "지나치게 관료적"
대체 언급 기대감 엔비디아 주가 상승세

17일 서울 용산구의 한 컴퓨터 상가에 전시된 그래픽카드 모습. 연합뉴스
17일 서울 용산구의 한 컴퓨터 상가에 전시된 그래픽카드 모습.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임 바이든 정부에서 마련했던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통제 정책을 철회할 계획이라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은 미국 상무부 대변인이 바이든 정부 때의 AI 수출통제 정책에 대해 "지나치게 복잡하고 관료적"이라면서 대체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정부는 이달 15일 발효되는 관련 조치를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정권 말인 지난 1월 'AI 확산 프레임워크'(Framework for Artificial Intelligence Diffusion)라는 이름의 AI 반도체 수출통제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 시스템은 전 세계 국가를 ▷한국 등과 같은 동맹 및 파트너 국가 ▷일반 국가 ▷중국·러시아·북한 등 우려 국가로 등급을 나눠 구분하고 등급에 맞춰 차별적으로 AI 반도체에 대한 수출 통제를 하는 방식이다.

이 조치에 따라 동맹국에 대한 수출은 제한이 없으나 일반 국가 범주에 속할 경우에는 수출 상한선이 설정된다. 또 우려 국가에 대한 수출은 통제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을 폐지하고 정부 간 협상 방식으로 대체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반도체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에 AI칩 선두 기업인 엔비디아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3.1% 오른 117.06달러(16만3천77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밖에 미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 주가도 각각 2.36%와 1.31% 올랐다. 퀄컴과 AMD 주가도 각각 3.15%와 1.76% 오르는 등 반도체주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다만 8일 국내 반도체주는 상승세를 보이다 장중 상승분을 반납했다. 2%대 강세 출발했던 SK하이닉스는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결국 약세 전환, 0.26% 내린 19만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통상정책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 주가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이 반도체 규제를 철폐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규제를 마련하기 위한 과정일 가능성이 투자심리를 흔들고 있다. 중국으로 우회 수출을 차단하기 위한 통제 강화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