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최태원 회장 "불안·불편 초래…경영진 모두 뼈아프게 반성"

입력 2025-05-07 17:00:04 수정 2025-05-07 18:22:29

최태원 SK그룹 회장, 7일 SKT 서버 해킹 사태 관련 일일 브리핑 참석
"정부 조사 협력해 해킹 원인 파악하고 전 그룹사 보안 체계 강화할 것"
약 2주간 가입자 24만8천69명 이탈… 위약금 면제는 이사회 논의 중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T타워에서 열린 유심 정보 유출 관련 일일 브리핑에 참석, 정보 유출과 관련해 고개 숙여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T타워에서 열린 유심 정보 유출 관련 일일 브리핑에 참석, 정보 유출과 관련해 고개 숙여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SK그룹이 SK텔레콤의 유심(USIM·가입자 식별 모듈) 정보유출 사태를 계기로 전체 그룹사의 보안 수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T 서버 해킹 사태가 확인된 지 19일 만에 고개를 숙이고,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최 회장은 7일 SKT 서버 해킹 사태 관련 일일 브리핑에 참석해 "최근 SK텔레콤 사이버 침해사고로 고객과 국민에게 불안과 불편 초래했다. SK그룹을 대표해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이후 소통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관해 "고객 입장에서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점을 저를 비롯한 경영진 모두 뼈아프게 반성한다. 고객뿐 아니라 국회, 정부 기관 등 많은 곳에서의 질책이 마땅하고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그는 정부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해킹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동시에 그룹사 보안 체계를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룹사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SUPEX) 추구 협의회'를 중심으로 전문가가 참여하는 '보안 정보보호 혁신위원회'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김희섭 SKT PR센터장은 혁신위를 주도할 계열사에 대해 "그룹 내 SK C&C, SK하이닉스, SKT 등 IT 계열사 역량을 모아 경각심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날 자신의 휴대전화 유심을 교체하지 않았고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SKT는 이날 오전까지 유심 보호 서비스 자동 가입 대상자 2천411만명 전원에 대한 서비스 가입을 완료했다. 유심을 바꾼 사람은 107만명으로 집계됐다.

SKT 서버 해킹 사태가 확인된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6일까지 SKT에서 다른 통신사로 이동한 사용자는 모두 24만8천69명에 이르렀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에서 KT로 넘어간 사용자가 13만8천997명, LG유플러스로 옮긴 경우는 10만9천72명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다른 통신사에서 SKT로 이동한 사용자를 고려하면 순감 인원은 20만7천897명이다.

최 회장은 해지 위약금 면제에 관해 "이용자 형평성 문제와 법적 문제 등을 같이 검토해야 한다. 현재 SKT 이사회가 이 상황을 놓고 논의 중이다. 논의가 잘 돼서 좋은 해결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제가 이사회 멤버가 아니라서 드릴 말씀이 여기까지인 점을 양해 바란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