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vs 국힘 지도부 정면 충돌…깊어지는 '단일화' 내홍

입력 2025-05-06 17:47:56 수정 2025-05-06 21:01:18

5일 밤 회동 통해 단일화 협의 나서
갈등 진화되는 듯했으나 전당대회 공고로 재차 갈등
국힘 7일 전 당원 대상 단일화 찬반 투표 실시 강수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장인 경북 경주시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초선·재선 대표인 김대식, 엄태영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장인 경북 경주시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초선·재선 대표인 김대식, 엄태영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단일화를 둘러싸고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당 지도부가 정면 충돌하며 보수 진영 대선판이 출렁이고 있다. 당은 오는 7일 단일화 당원 투표와 10~11일 전당대회 소집까지 예고하며 단일화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은 김 후보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고, 김 후보는 "당이 나를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불쾌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당 지도부는 6일 대구경북 지역 일정을 소화 중인 김문수 후보를 직접 찾아가 단일화 설득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김 후보가 "당이 나를 압박한다"며 돌연 일정을 중단한 채 서울로 가버리는 바람에 만남이 이뤄지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5일 밤 당 지도부와 회동, 갈등 진화 되나 했으나

앞서 지난 5일 국민의힘 지도부는 긴급 의원총회 도중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김 후보를 직접 찾아가 단일화와 관련 협의에 나섰다.

당시 만남에서 김 후보는 당무우선권 발동과 사무총장 교체 등을 요구했고,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구성돼야 단일화 협상에 임할 수 있다고 조건을 내걸었다. 3시간에 걸친 만남에서 갑론을박도 벌어졌으나 당 지도부가 한발 물러서면서 김 후보 입장을 모두 수용했다.

이에 당 지도부는 즉각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중앙선대위와 단일화추진본부, 시도선대위원회 인선을 의결했고 오는 10~11일 중 전당대회 소집 공고까지 냈다. 후보 단일화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마무리하고 대선 후보 등록 기간인 10~11일 후보를 확정하겠다는 것이었다.

갈등 진화 길이 열리는 듯했으나 김 후보는 재차 불쾌감을 드러냈다. 전당대회 소집 공고 등이 자신의 지위를 박탈하기 위한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절차로 판단된다"며 여전히 당이 일방적으로 운영을 강행한다는 이유였다.

김 후보는 6일 입장문을 통해 "현재까지도 후보를 배제한 채 일방적 당 운영을 강행하는 등 사실상 당의 공식 대선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당은 단일화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필수적인 선거대책본부 구성과 당직자 임명에도 아직 협조하지 않고 있다. 후보가 주도해야 할 단일화 추진 기구도 일방적으로 구성하고 통보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양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단일화 대비 최종 후보 확정을 위한 행정적 절차일 뿐"이라고 해명에 나섰지만 김 후보는 이날 예정된 대구경북 지역 방문 일정을 소화하는 데 집중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단일화 찬반 투표 강수, 후보 만나러 지역행

거듭되는 불협화음에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7일 전 당원을 대상으로 한 단일화 찬반 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강수까지 뒀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우리의 목표는 오로지 대선 승리"라며 "목표 시간 내 단일화에 실패한다면 책임지고 비대위원장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의총 후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시간이 긴박해 단일화를 이뤄내기 위한 최종설득에 나서겠다"며 김문수 후보를 만나고자 즉각 대구로 출발했다. 당 의원 전원은 국회 경내에 비상대기하면서 지도부가 돌아오는 즉시 후속 결과를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의 만남은 또 불발됐다. 이 같은 소식에 김문수 후보는 "당 지도부가 저를 강제로 끌어내리려 시도한다"며 지역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서울로 돌아오기로 결정하면서다. 지역으로 향하던 당 지도부 또한 긴급히 서울로 복귀, 의총을 속개해 7일 김 후보가 의총에 참석할 수 있도록 정식 요청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도부가 거듭 김 후보를 찾아가는 건 자칫 압박으로 보여질 수 있어 이날 후보 방문은 하지 않기로했다"라며 "7일 후보 또는 비서실장과 연락해 정식으로 의총 참석을 요청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