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르르' 무너지는 건설업계…1분기 건설사 160곳 폐업

입력 2025-05-06 16:42:38 수정 2025-05-06 18:04:09

1분기 종합건설업 등록수 '역대 최저치'

대구 동구 신천동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매일신문DB
대구 동구 신천동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매일신문DB

건설,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올해 1분기 종합건설업 등록 업체 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6일 건설산업지식정보 시스템(KISCON)의 1분기(1∼3월) 건설업 등록 공고(변경, 정정, 철회 포함)에 따르면 종합 건설업에 등록 공고한 업체는 131곳이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 2004년 건설산업지식정보 시스템에 정보를 공개한 이후 최저치다. 전년 동기 대비 6.3%, 전 분기 대비 2.3%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 1분기 기준 건설업 폐업 공고(일부 폐업·업종 전환 포함)는 올해 160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1년(164건) 이후 14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19.4% 늘었다.

올해 들어 주요 건설 지표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2월 건설 수주는 총 21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9% 줄어든 규모다. 특히 공공부문 수주가 26.9%나 감소하면서 민간 부문(-9.0%)의 감소 폭을 압도했다.

지난 2월 공공 수주는 지난해 동기 대비 28.3% 쪼그라든 2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2월 기준 2019년(2조8천억원) 이후 최저 규모다. 수주가 이처럼 대폭 감소한 것은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1조원 가까이 감소하면서 공공부문 발주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민간 수주는 소폭(0.6%) 증가한 8조4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현장에서는 시공 능력 평가 100위 안팎의 중견 건설사와 지방 대표 건설사들이 줄줄이 법원 회생 신청에 나서고 있다. 올해 1월 신동아건설, 지난달 18일 충북 지역 1위인 대흥건설 등 회생 신청에 나선 건설사가 10곳에 이른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발 관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문제,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수주나 투자가 경색된 상황"이라면서 "새 정부가 들어서서 의지와 방향성이 좀 서야 하는데 현재로는 상반기까지 건설 투자나 수주 전망이 안 좋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대구 지역도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구 지역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분위기가 워낙 좋지 않아 언제쯤 상황이 반전할지 기약이 없다"며 "그나마 대선 이후 상황이 반전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