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상형청자 아름다움에 빠져 보세요"…국립경주박물관 특별展 3일 개막

입력 2025-05-02 21:46:49 수정 2025-05-03 06:27:44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 展…8월 24일까지 전시
국보 어룡 모양 주전자 등 97건 전시…신라의 전통과 맥 닿아

국립경주박물관 윤서경 학예연구사가 특별전
국립경주박물관 윤서경 학예연구사가 특별전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 개막에 앞서 2일 언론 공개회에서 전시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김진만 기자

경북 경주에서 고려시대 도자 공예의 최정수인 '상형청자(象形靑磁)'의 아름다움을 최초로 감상할 수 있는 특별전이 열린다.

국립경주박물관은 3일 특별전시관에서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을 개막, 오는 8월 24일까지 관람객들을 맞는다.

고려 청자는 아름다운 비색(翡色)유약과 상감기법으로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해 한국 문화의 정수로 꼽힌다. 상형청자는 사람·동물·식물 등의 모양새를 한 청자를 말한다.

이번 특별전에는 고려청자 중에서도 사자와 원숭이, 오리,물고기, 석류, 연꽃, 참외,조롱박 등 구체적인 형상을 본떠 만든 미적 완성도가 대단히 뛰어난 상형청자 97건을 전시한다. 국보 3건, 보물 7건도 포함됐다.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에 전시하는 청자 어룡모습 주자(고려12세기,국보).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꼬리를 치켜 올려 전체적으로는 U자 형태이며 몸체는 부풀어 터질 듯한 물고기와 용이 결합된 상상의 동물 어룡(魚龍)은 연꽃 잎사귀들이 조롱박 모양의 주전자 전체를 아름답고 균형감 있게 감싸 안은 모습의 국보 청자 어룡 모습 주전자(12세기).

#고려청자 절정기를 대표하는 비색과 세련된 조형으로 고려 상형청자의 높은 기술력과 뛰어난 조형미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국보인 청자 사자모양 향로(12세기). 마치 먹이를 낚아챌 듯 사자가 머리를 들고 입을 벌린 채 향로 한쪽 위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다.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에 전시하는 청자 사자모양 향로(고려12세기,국보).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실제로는 원숭이가 석류보다 훨씬 크지만 높이 8㎝ 청자 원숭이·석류모양 연적(12세기)에는 목 뒤에 작은 방울을 단 원숭이가 석류 열매에 매달려 있는 모습의 상상력을 표현했다. 이 연적을 CT 쵤영하니 석류 위로 물을 부으면 원숭이 입으로 물이 나오는 것으로 정교하면서도 미적 감각이 뛰어난 작품이다.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에 전시하는 청자 원숭이·석류모양 연적(고려12세기).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이번 전시에는 고려 상형청자가 등장하기 이전인 삼국과 통일신라시대 상형토기가 있었고, 이 상형토기를 만드는데 사용한 기법이 훗날 고려 상형청자 제작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고려는 탁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12세기 무렵이 되면 뛰어난 청자를 만들게 되는데 고려가 청자문화를 어떻게 자기화하여 독보적 경지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다양한 상형청자 작품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이 전시에서는 고려인들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도교와 불교 등 종교영역에서 상형청자의 제작과 쓰임을 살펴 볼 수 있다.

윤상덕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신라에서 동물을 비롯한 각종 형상의 토기 제작 전통과 맥이 고려 상형청자에 거의 그대로 계승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경주 순회 특별전에서 고려청자의 더 독창적이고 뛰어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상형청자를 통해 고려인들이 세상을 보고 이를 서로 나누기 위해 형상화한 아름다움을 만찍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