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수출 6.8% 감소…짙어지는 트럼프 관세 그늘

입력 2025-05-01 18:35:38 수정 2025-05-01 18:36:27

4월 총수출은 전년 대비 3.7%↑…미국 품목 관세 탓 車·철강 타격
일반기계·반도체 역시 고전 중

철강과 알루미늄에 이어 자동차 관세, 상호관세까지 예정된 가운데 세계 무역 전쟁이 확대되고 경기 침체가 촉발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사진은 1일 오전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철강과 알루미늄에 이어 자동차 관세, 상호관세까지 예정된 가운데 세계 무역 전쟁이 확대되고 경기 침체가 촉발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사진은 1일 오전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4월 한국 수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대미 수출은 감소하는 등 '트럼프 관세' 영향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대 수출품인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축소되는 등 부정적 지표가 나오는 모양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5년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82억1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3.7% 늘었다. 이는 4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에서는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117억달러로 작년보다 17.2%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도 4월 최대 실적 기록을 다시 썼다.

바이오헬스도 바이오 의약품 수출 증가 영향으로 작년보다 14.6% 증가한 14억달러를 기록하며 4월 중 최대 수출 기록을 경신했다. 이외에도 무선통신기기(26.5%), 철강(5.4%), 2차전지(13.7%), 선박(17.3%) 등이 증가세를 보였다. 농수산식품(8.6%)과 화장품(20.8%) 역시 K-푸드, K-뷰티 인기로 수출 확대를 견인했다.

반면 양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는 작년보다 3.8% 감소한 65억달러에 그쳤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과 미국의 관세 부과, 작년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 등 영향에 따른 것으로 산업부는 분석했다.

지난달 한국의 대미 수출은 106억3천만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6.8% 줄면서 관세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정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대미 수출은 아무래도 미국의 고관세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관세 영향이 기계적, 산술적으로 같은 수출 감소세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고 품목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3월 12일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25%의 품목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부터는 수입 자동차에 대해서도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한국의 전체 대미 수출품에 25%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태다.

실제 자동차의 4월 대미 수출은 25억1천만달러로, 작년보다 16.6%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가장 먼저 25% 품목 관세가 부과된 철강 역시 4월 대미 수출이 7.1% 감소했다. 이와 함께 대미 수출 주력 품목으로 꼽히는 일반기계와 반도체는 각각 전년 대비 22.6%, 31.0% 줄어들면서 미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한국 수입액은 533억2천만달러로 작년 대비 2.7% 줄었다. 이로써 4월 무역수지는 48억8천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월간 무역수지는 2023년 6월 이후 19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오다 올해 1월 적자로 돌아선 뒤 2월부터는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4월 역대 최대 수출을 경신하는 등 수출 경쟁력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미국의 관세 조치 등 불확실한 수출 환경에서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수출 경쟁력 유지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