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끝나지 않은 대형산불 위협…5월 황금 연휴도 '비상'

입력 2025-04-30 17:17:49 수정 2025-04-30 20:57:58

산불 연중화·대형화…5월 대형 산불 발생 가능성 높아
대구경북 10년간 연평균기온 평년 대비 0.5도 상승
"산불 조심기간 탄력 운영 필요"

대구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이틀 만에 진화 완료된 지난 29일 대구 북구 산불 현장에서 헬기들이 잔불 진화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이틀 만에 진화 완료된 지난 29일 대구 북구 산불 현장에서 헬기들이 잔불 진화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 북구 함지산 산불이 5월을 코앞에 둔 시점 발생하면서 한동안 산불 위험도가 유독 높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5월은 산불 발생이 숙지던 시기였지만 기후변화로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현재 상황이 '뉴노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산림청 산림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월~5월 산불 발생 건수는 3월 74건, 4월 67건, 5월 17건을 기록했다. 2023년에도 3월 229건, 4월 108건, 5월 33건이었다. 산불 발생건수는 3월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뒤 5월부터 가파르게 내려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산불은 최근 들어 시기와 규모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최근 경북 봉화, 영주, 경주, 포항 등 경북 곳곳에서 산불이 잇따라 발생했고 대구 함지산 산불도 4월 말에 이르러 발생했다.

전국 산불건수도 1980년대 연 240건 수준에서 2020년대 들어 평균 600건에 육박할 정도로 늘었다. 입산자 실화로 산불이 발생한 뒤 고온 건조한 날씨에 강풍이 겹치면서 대형 산불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잖다.

일각에서는 산불 발생 경향이 바뀌는 것은 최근 고온건조한 기온 영향이 적잖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구기상청이 지난해 발간한 '대구·경북 최근 10년(2014~2023년) 기후정보집'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최근 10년간 연평균기온은 13.1℃로, 평년 12.6도 대비 0.5도 상승했다.

반면 연강수량은 평년 1천148.0㎜ 대비 최근 10년의 강수량이 22.9㎜ 감소했다. 가을과 겨울 강수량은 소폭 늘었지만 산불이 집중되는 봄철 강수량이 대폭 줄어든 영향이 컸다.

전문가들은 당장 5월에도 비소식이 적어 연휴 기간 추가 산불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기상청은 1일 대구경북에 비가 내릴 확률이 높지만 강수량이 5~10㎜ 가량으로 소량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조특보도 비 소식 이후 차차 해제되겠지만, 일부 지역은 건조특보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보됐다.

안희영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예측분석센터장은 "대구에 5~10㎜ 비소식이 예보됐지만 보통 5㎜의 강수는 하루, 10㎜는 이틀 정도의 산불 예방 효과에 그친다. 특히 연휴기간은 등산객과 사찰 방문객 등 이동이 잦아져 산불 위험도가 더 올라간다"며 "위성수치예보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이번 연휴 기간 중 일요일과 어린이날이 전국적으로 산불 위험도가 높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산불조심기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2022년 밀양에서 발생한 산불만 봐도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이어졌다. 산불 발생 시점이 이상기후로 바뀌는 추세"라며 "변화하는 기상 조건을 고려해 산불조심기간을 확대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