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여행 성수기에 여객선 장기 휴항 '어쩌나'

입력 2025-04-30 16:50:34

관광객 작년대비 동기간 19% 감소, 여행업계,숙박, 식당, 등 도미노 피해 우려, 울릉군… "대응 방법 모색하겠다"

울릉도 전경
울릉도 전경

관광 성수기를 앞두고 울릉도를 운항하는 대형 여객선이 기관 고장으로 휴항에 들어가면서 업계와 지역 주민들이 관광객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30일 울릉군과 선사 등에 따르면 이달 초 포항~울릉 간 항로를 오가는 여객선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이하 엘도라도호)가 엔진 수리(4월 13일 보도)때문에 장기간 휴항에 들어갔다. 엘도라도호는 세계서 가장 빠른 초대형 여객선으로 포항~울릉 항로에 1일 2회 운항이 가능해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이 가장 애용한다.

해당 선사 측은 이용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독도~울릉 간 운항 중인 썬라이즈호를 긴급 투입할 것을 검토했지만 이마저 추진기 계통의 부품 파손 등으로 휴항에 들어갔다.

선사 측은 "두 여객선의 파손된 부품은 해외에서 주문 제작해야 한다. 수리에 최소 2~3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한 빨리 운항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지만 정확한 운항 시기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선사 측은 최근 예매객에게 '썬라이즈호 부품 수리에 최소 6개월 이상 걸린다'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해 운항 시기가 더 늦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선사 축에서 예매객에게 보낸 문자
선사 축에서 예매객에게 보낸 문자

현재 울릉도를 운항하는 노선은 강원권에서 강릉항과 동해 묵호항, 경북권에선 울진 후포항과 포항 동빈내항·영일만항 등 총 5개 항로다. 이중 포항 2개 항로에 운항 중인 여객선 2척은 각각 1천여명을 수송할 수 있고, 다른 항로의 여객선은 각각 500여명만 태울 수 있다. 엘도라도호는 동빈내항을 이용하고 포항~울릉 간 2시간 50분 만에 주파해 관광객과 주민들이 주로 이용했다.

5월 관광 성수기를 앞두고 대형 여객선이 발이 묶이면서 여행사, 숙박업, 식당, 렌터카 업체 등도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울릉군 관광객이 2022년 46만1천375명을 기점으로 2023년(40만8천204명), 2024년(38만522명) 연속 감소했다. 올해도 지난해에 비해(4월 24일 기준 ) 19%가량 줄었다.

여행객이 점차 감소하는 데다 여객선마저 휴항하자 업계의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엘도라도호 주력 여행업체는 "휴항에 들어간 여객선의 정확한 운항시기 예측이 힘들어 적극적인 모객을 할 수 없고, 선표 확보가 힘들어 예약도 받을 수 없는 없다. 여행객들에게 대체 관광지를 권유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울릉도 관광 성수기는 5~8월이다. 이 기간 전체 관광 매출에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며 "게다가 주말에 선표 확보가 힘들면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섬이 되면 자칫 울릉도 관광 암흑기인 2014~2015년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남한권 울릉군수는 "여객선 휴항에 따른 지역민 우려가 큰 것을 느끼고 있다. 위기의식을 갖고 향후 선사 측의 공식적인 방안 등을 파악 후 주중 모객 등 적극적인 대응책을 가능한 빨리 수립해 피해 폭을 최소화 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울릉군의회 최경환 군의원도 "국제와 국내 정치 혼란, 산불 피해 등으로 지역 관광경기가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 여객선 휴항 등으로 악재가 겹치고 있다. 울릉군과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모색하고 적극 협력해 지역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