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전쟁'서 한발 물러선 미국…車부품 관세 2년 유예

입력 2025-04-30 16:35:20 수정 2025-04-30 18:38:50

트럼프, 외국산 부품 조립차 '한시적 관세 완화' 포고문 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머콤 카운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연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머콤 카운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연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부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백악관은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산 부품으로 미국 내에서 완성차를 생산하는 업체들의 부담을 2년간 한시적으로 줄이기 위한 포고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포고문에는 미국에서 조립된 완성차의 부품 중 일부에 대해 25% 관세 적용을 유예하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은 지난 3일부터 완성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해 왔으며 다음 달 3일부터는 부품에도 같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자동차 제조업계가 완전한 공급망 전환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호소하자 행정부가 2년에 걸친 유예기간을 설정한 것이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이번 조치는 일종의 '크레딧'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제조사들이 차량의 15%에 해당하는 외국산 부품을 관세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 조립하고, 부품의 85% 이상을 미국산으로 사용한 자동차는 어떤 관세도 부과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관세 유예는 미국 내에서 제조되는 모든 자동차에 적용된다. 현대차, 도요타 등 미국에 공장을 둔 외국 자동차업체들 역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조치는 향후 미국 내 일자리 확대, 공장 신설, 생산라인 확충 등을 전제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단순한 관세 유예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업체들에 관세 완화에 상응하는 투자 약속을 요구했고, 기업들은 수만 개의 일자리 창출과 신규 투자 계획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완화가 2년간의 한시적 조치인 만큼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유예기간 종료 이후의 정책 방향을 놓고 긴장감을 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