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실적 기여도 여전히 낮아, 레거시 수요가 실적 선방 견인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전쟁 불안요소로 작용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가 미국 관세 시행에 앞서 작용한 선구매 수요 증대에 힘입어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메모리 업황 회복 기대가 부상하고 있으나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다가오는 2분기와 하반기 실적 향방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30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1.2% 늘고, 전 분기보다 2.97% 증가한 6조6천853억원이다. 반도체 사업 담당하는 DS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1조1천억원으로, 전 분기의 2조9천억원 대비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
그러나 당초 잠정실적 발표 전 증권가 전망치인 5천억원대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다만 DS부문 1분기 매출을 보면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가 감소 등으로 전 분기보다 17% 감소한 25조1천억원을 기록했다. HBM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아직 HBM의 실적 기여도가 낮고,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설계)를 포함한 비메모리 부문은 조단위 적자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주력인 범용 D램 및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수요가 예상을 웃돌면서 실적을 끌어올렸다. 서버용 D램 판매가 확대되고 낸드도 가격이 저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으로 추가적인 구매 수요가 높았다. 특히 미국발 관세 리스크에 대비한 고객사들의 선제적인 재고 비축 수요로 1분기 후반에 메모리 출하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견조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1분기에 글로벌 관세 우려로 세트 프리빌드(pre-build·사전 재고 비축)가 확대돼 고객사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분기 초 예상보다 수요 회복이 가시화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내수 소비 촉진에 나서면서 스마트폰, PC 등의 전방 IT 수요가 되살아난 점도 메모리 수요 증가에 한몫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범용 D램의 업황 회복이 삼성전자 출하량과 실적에 크게 기여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D램 경쟁력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일시적인 수요 증가 요인에 일단 1분기 실적은 한숨 돌렸지만 문제는 2분기와 하반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국가별 상호관세는 유예(중국 제외)하고 전 세계 국가에 10%의 기본 관세만 부과한 상태다. 반도체는 일단 상호관세 대상에서 빠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에 별도의 25% 품목 관세를 물리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1분기 실적 선방에도 2분기 전망은 다소 보수적으로 잡히는 분위기다. 메모리 출하 증가와 가격 상승에 실적 개선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과 관세 등 불확실성에 무게를 둔 신중론이 팽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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