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함지산 산불에 불안감…1일 비소식 기다리는 주민들

입력 2025-04-30 16:07:30

재발화 소식에 함지산 인근 주민 불안감 호소 "불길 다시 봤다"
피어오르는 산불 연기, 헬기 진화 작업 지켜보기도
기상청 "1일 오후 강수 확률 70%…예상 강수량 5~10mm"

30일 오후 북구 구암동의 한 주민이 함지산에서 피어오르는 산불 연기를 살펴보고 있다. 남정운 기자
30일 오후 북구 구암동의 한 주민이 함지산에서 피어오르는 산불 연기를 살펴보고 있다. 남정운 기자

29일 이른 오후 주불이 진화됐던 함지산 산불이 약 6시간 만에 재발화하면서, 인근 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밤을 보냈다. 주민들은 오는 1일 오후 내릴 비가 산불을 완전히 진화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함지산 산불은 지난 29일 오후 7시30분쯤 북구 구암동 함지고등학교 뒤편 산 7부 능선 부근에서 재발화했다. 이날 오후 1시쯤 주불이 진화된 지 불과 6시간 만에 불길이 살아난 셈이다.

불길은 정상 방향으로 30m정도의 불띠를 형성했고, 밤새도록 꺼지지 않았다. 산림당국은 29일 밤 열화상 드론을 통해 잔불을 추적하고, 확산 방지 조치를 취했다. 관계기관은 일출 이후부터 소방, 산림청, 지자체 소속의 헬기 16대를 진화 작전에 투입했다.

함지산 일대의 잔불은 30일 오후를 넘어서까지 진화되지 않았지만, 재확산 가능성은 낮은 상태로 알려졌다.

함지산 인근 주민들은 쉽게 잡히지 않는 산불을 보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9일 재발화 직후 소방당국에는 관련 신고 78건이 몰리기도 했다.

30일 오후 2시쯤 북구 구암동 함지고등학교 주변을 찾았다. 이곳에서 마주한 주민들은 함지산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와 산 위를 지나는 헬기 등을 여전히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구암동 주민 신모 씨(57)는 함지고등학교 뒤편 능선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신씨는 "저기서 연기가 계속 나고 있다. 제대로 불이 꺼진 게 맞는지 불안한 마음이 든다"며 "불이 난 위치가 유치원이나 학교 등과 가까워 더욱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김현동(72)씨는 길 건너 공원 정자에 앉아 함지산을 응시했다.

김씨는 "지난밤 우리 아파트에서는 재발화한 불길도 보였다. 괜히 마음이 불안해져 밤잠을 설쳤다"며 "비가 오기 전에 불이 다시 번지지만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민들은 오는 1일 오후 예고된 비 소식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정오부터 자정 사이 약 70%의 확률로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5~10mm 수준이다.

관계기관들도 하루빨리 비가 내리길 기다리는 눈치다.

대구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현재 민가 주변을 중심으로 방어선을 구축하고 산불 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예보대로 내일 오후 비가 내린다면 산불 진화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