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떨어진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정계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이성배 대변인이 눈물을 흘렸다.
홍 전 시장은 29일 오후 2차 대선 경선 결과가 나온 뒤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조기 졸업했다. 이번 대선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정계 은퇴를 밝혔다.
그는 "저는 이제 소시민으로 돌아가서 시장에서, 거리에서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시민으로 남았으면 한다"며 "더 이상 정치 안 하겠다. 이제 갈등의 현장에서 벗어났으면 한다"고 말한 뒤 90도로 인사하고 퇴장했다.
홍 전 시장에 이어 마이크 앞에 선 이성배 대변인은 "홍 후보를 24시간 옆에서 모시면서 진정 이재명 후보를 이길 수 있겠구나, 우리 후보께서 양극단으로 갈려진 대한민국을 정상화시켜 주시겠구나, 그 믿음이 하루하루 커졌었던 시간이었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 대변인은 울먹이면서 "홍 후보는 여러분이 알고 계신 것처럼 정말 속 시원한 코카콜라 같은 분이었고 옆집 할아버지처럼 친근한 홍 할배였다"고 말했다.
이어 "홍 후보께서 경선 결과를 수락하셨기에 홍 후보를 지지해주셨단 많은 우리 당원 동지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선 국민의힘 후보가 이 후보를 꺾고 다시 이 나라를 정상화시킬 수 있도록 힘을 한 데 모아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2008년 MBC 공채 27기 아나운서로 입사해 17년간 뉴스와 스포츠 중계를 했던 이 대변인은 지난 14일 퇴사 직후 홍 전 시장 선거 캠프에 합류했다.
홍 전 시장은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한 2차 경선에서 안철수 후보와 함께 최종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는 기자회견 직후 SNS를 통해서 "자연인으로 돌아가 좀 편하게 살고 싶다"며 "이번 대선에서 저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고 적었다.
이어 "내일, 30년 정들었던 우리 당을 떠나고자 한다"며 "더 이상 당에서 제 역할도, 정치권에 남을 명분도 없다"고 탈당 의사도 밝혔다.
홍 전 시장은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로 근무하던 1993년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해 '6공의 황태자'로 불린 박철언 씨 등 권력 실세를 구속기소하며 '스타검사'로 떠올랐다. 그를 모델로 한 SBS 드라마 '모래시계'가 큰 인기를 얻으며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칭도 얻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 권유로 정계에 입문해 1996년 신한국당 소속으로 15대 총선에 당선돼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5선을 지냈다. 중간에는 경남도지사를 2차례 역임했다. 지난 2022년부터는 대구시장직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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