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선 기간을 맞아 대한민국 정치사 속 인물들을 삼국지정사·연의·게임·드라마·영화 등을 뒤섞어 분석해봅니다. 네이버 뉴스에서 '시사삼국지'를 검색해보세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정계 입문 전을 살펴보자.
사법연수원 18기 성적은 297명 가운데 60위권정도. 판사 임용도 노릴 수 있는 좋은 성적이었으나 이재명 후보는 검사도 마다하고 변호사 면허만 들고 나와 자기 사무실을 개업했다. 이재명 후보는 노무현 변호사 강의를 듣고 인권변호사의 길을 꿈꿨다고 한다. 연수원 시기 동기 문무일 전 검찰총장과 함께 노태우 정권의 정기승 대법원장 임명 반대 연판장 서명을 주도하기도 했고, 실제로 당시 국회에서는 임명동의안을 부결했다.
이후 변호사 시기에 '특수공무집행방해' '검사 사칭' '음주운전' 등 3범의 전과를 저지르기도 했는데(현재 회자되는 '4범' 중 나머지 하나는 정계 입문 후 저지른 '공직선거법 위반 공개대상 제외'), 속칭 '잡범' 수준의 범죄 행위를 했다는 지적과 변호사로 일하며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저지른 일종의 반칙이라는 두둔이 뒤섞인다.
▶삼국지정사와 연의를 혼합해 조조의 군웅할거 이전 초창기를 살펴보자.
조조가 기틀을 닦고 아들 조비가 세운 위나라를 정통으로 보는 삼국지정사의 무제기(무제는 조조의 추존 시호)에서 한마디로 잘 요약해 전한다.
'태조(조조)는 소싯적부터 똑똑했으며 여러 재능이 뛰어났다. 하지만 방탕하며 행업을 닦지 않아 세상 사람들이 대단히 여기지 않았다'.
조조의 초창기를 얘기할 때 꼭 따라붙는 에피소드가 있다. 조조의 위기를 부각시키며 캐릭터도 각인시키기 딱 좋아 소설과 드라마에서 빼놓지 않고 그린다. 바로 '여백사 살해 사건'이다.
동탁이 조조를 수도 낙양을 지키는 효기교위에 임명했으나 조조는 이를 거부하고 고향 패국으로 도망을 친다. 이 도망길에 자신을 숨겨준 옛 친구 여백사와 그 가족을 죽이고 만다. 삼국지정사 위서에서는 정당방위로 보지만, 세어와 잡기에서는 오해에 따른 무고한 살해로 본다. 삼국지연의에서는 대접을 위해 돼지를 잡으며 "묶어서 죽이자"고 한 걸 조조가 자신을 죽이려는 것으로 오해해 살인을 저지르는 것으로 각색했다. 이때 조조가 한 말 "내가 천하 사람들을 저버릴지언정, 천하 사람들이 나를 저버리게 하지는 않을 것"이 조조의 잔인함을 잘 보여주는 말로 유명하다.
이 잔인함이 향후 조조의 위기 극복 과정에서 빛을 발한다. 조조의 인생에서 이 잔인함은 사람을 적재적소에 쓰는 냉철함으로도 연결됐다. 물론 양수를 참한 '계륵 사건'과 순욱을 스스로 죽게 만든 '빈 찬합 사건'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재명 후보의 선거 이력을 조조의 세력 확장 이력과 함께 살펴보자.
2006년 4회 지방선거 성남시장 선거 낙선, 2008년 18대 총선 성남 분당 갑 선거 낙선은 조조의 잘 안 풀리던 초창기와 닮았다. 황건적의 난과 동탁 토벌전에 참전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그럼에도 이재명 후보는 성남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2010년 5회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으로 당선된다.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서는 재선도 한다. 이어 성남시장에서 중도사퇴하더니 2014년 7회 지방선거에서는 경기도지사에 당선된다.
유비 세력이 중국 대륙을 거의 한바퀴 도는 방랑을 하며 세력을 겨우 유지한 것, 손견(손책과 손권의 아버지) 세력이 중원을 떠나 비교적 조용한 강동으로 가 터를 잡은 것과 비교하면 조조 세력은 계속 중원에 남아 힘을 키워 결국 하북 전체를 '먹었다'.
상승세를 구가하던 이재명 후보는 '선거의 끝판왕' 대선(20대 대통령 선거)에 나서지만 낙선한다. 조조가 참패한 적벽대전과 닮았다. 그러나 이 참패는 근거지 하북은 멀쩡하기에 조조 세력의 멸망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이재명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압도적 득표율로 2차례나 맡는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성남(또는 경기)을 떠나 인천 계양 을에서 첫 국회의원에 당선되는데, 수도 서울과 연결고리가 걸리지 않는 부분은 조조 역시 수도의 전통을 가진 낙양과 장안이 아닌, 허창과 업에 힘을 실은 것과 '비유적으로' 매칭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2번째 대선을 앞두고 있고, 여기서부터는 조조의 그 다음 이력과 닮은 수순을 보일지 아니면 전혀 다른 수순을 보일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삼국지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코에이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삼국지 시리즈에서 조조 세력을 상징하는 색깔이 파란색이라서 더불어민주당 당색과 연결짓기도 한다. 물론 이는 '그렇다면 국민의힘의 붉은색은 양대 주인공이라기보다는 3번째 세력인 오나라의 붉은색이냐?'라는 반문에 부딪힌다.
다만, 삼국지 게임 속 천하 지도에서 중원을 곧잘 뒤덮는 파란색은 분명 더불어민주당의 22대 국회 의석수(300석 중 170석 과반, 참고로 그 다음 국민의힘은 108석), 그리고 요즘 이어진 각종 여론조사의 이재명 후보 지지율을 비유해 표현하기 딱 좋다.
▶생각해 볼 문제=조조를 가리키는 가장 유명한 수식은 '난세의 간웅(간사한 꾀가 많은 영웅)'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난세가 맞나? 또한 간웅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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