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협 대선 주자 인터뷰]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선거는 상대평가 지지율 더 올라갈 것으로 내다봐
역대 최연소 대통령 후보...정책으로 4·50대 공략나서
리쇼어링 정책으로 구미·포항 살려내야
대구경북, 행정통합 가장 앞서 있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반명 빅텐트'와 관련해 "이번 선거를 통해 완전한 세대교체와 정치교체를 해내야 된다. 내가 선거를 얼마나 자주 치러 봤나. 우리는 (대선) 완주 목표가 아니라 당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매일신문 등 9개 지역 대표 언론사로 구성된 한국지방신문협회(이하 한신협)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단일화 문제를 두고 "계엄과 탄핵 이후 국민의힘에서 벌어졌던 일을 보면 조직으로서의 수명은 다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저랑 보는 지점이 비슷한 안철수 후보와는 어떤 정치를 같이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지만 나머지는 믿을 수 없다"고 부연했다.
이 후보는 역대 선거를 승리로 이끈 경험을 내세우며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당시) 지지율 치고 올라갈 때 2주가 채 안 걸렸고, 이번 동탄 선거도 마지막 나흘 앞두고 발표된 조사가 27%대 43%였지만 뒤집었다"며 "선거라는 건 상대 평가다. 지금 나와 있는 후보들이 매력적인 후보들이 아니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다음은 이 후보와의 일문일답.
-본선에서 단기간에 지지율을 끌어올릴 계획인데, 향후 국민의힘 분위기를 전망한다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추대하려는 섣부른 움직임 때문에 당내 내분이 가속화될 것이다. 만약 한 대행이 단일화 경쟁에 이겨 국민의힘 주자가 된다 하더라도 그다음엔 기술적인 문제를 풀기가 어렵다. 입당하는 순간 가처분 신청이 들어올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한덕수 시나리오로 혼선을 겪으면서 분열될 테고, 당 자체의 신뢰가 많이 떨어질 것이다.
-가처분 신청은 무슨 뜻인가?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할 때 국민의힘에서 내부 검토했던 적이 있다. 만약에 안철수가 이기면 어떻게 선거를 치러야 할지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단일화를 했다고 해서 국민의힘 자금으로 당시 안 후보 선거를 돕는 게 여러모로 불가능했다. 한 대행도 마찬가지다. 무소속으로 당 밖에서 선거를 치르는 건 불가능하다. 국민의힘 입당이 필요하고, 이미 뽑힌 대선 후보가 한 대행에게 당 후보를 넘긴다고 해도 절차가 복잡한데다 시간이 걸린다. 절차대로 하지 않으면 누군가가 가처분 신청을 할 것이다. 단일화 국면에서 안 좋은 얘기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역대 최연소 대통령 후보다. 이 후보에 대한 민심은 어떠한가?
▶젊은 세대의 경우에는 피켓만 들고 서 있어도 열광한다. 거의 모든 사람이 사진 찍자고 하는 상황인데, 대선 때마다 정책에 민감한 계층이 있다. 40·50대다. 가정을 이끌고 있는 40·50대는 작은 지원금이나 정책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이 세대에서 승부가 난다고 본다. 실제로 40·50대는 저에게 정책에 대한 질문을 굉장히 많이 한다. 그때마다 우리가 '자신 있다. 지켜봐 달라'고 말씀드린다.
-본인만의 정치 철학이나 장점이 있다면?
▶나는 정치를 길게 해야 하는 사람이다. 이제 갓 40살이 됐는데 만약 일반적인 정치인처럼 30년 가까이 정치한다고 하면 내가 지금 하는 판단들을 가지고 10년 뒤, 20년 뒤에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다른 정치인보다 훨씬 책임감 있는 선택을 하려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성 정치인들은 지금 하는 공약이 결과로 이어졌을 때 책임을 안 져도 되는 위치에 가 있을 것이다. 30대에 대통령을 시작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도 나와 마찬가지다. 마크롱 대통령이 지금 연금개혁 등을 밀어붙이면서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데, 그도 결과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지금 60·70대 정치인과 나는 완전히 입장이 다르다.
-동덕여대 사태 등 '남녀 갈라치기'를 조장한다는 얘기도 있다.
▶여대의 남녀 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것을 두고 뭐라고 한 것은 아니다. 다만 자기 학교에다 페인트를 칠하고 때려 부수는 것은 비문명적이다.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동권 시위도 지하철을 막아세우고 휠체어 끼워 넣어서 몇천 명씩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식으로 자기 뜻을 관철하게 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얘기했다. 다른 대학교 어디라도 자기 뜻을 관철하겠다고 자기 학교를 때려 부순다면 어떤 곳이든지 간에 똑같이 비판할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세종시로 대통령실과 국회를 이전하자는 목소리가 있다.
▶국민의힘 당 대표 때부터 KTX 세종역 설치와 행정수도 완성을 당론으로 밀어붙이려고 했다. 세종시가 지금처럼 애매모호한 상태로 있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의 큰 손실이라고 생각한다. 법무부, 여가부, 외교부 등 정부기관이 적극적으로 옮겨갈 필요가 있다. 정부대전청사와 정부세종청사가 잘 연계되면 행정은 충청권으로 중심지가 많이 이동할 것이다. 세종역은 건립 시 오송역과 수요가 나뉘는 부분이 있는데, 세종역은 호남 고속철과 서울에서 접근하는 사람들의 관문 역할을 하고 오송역은 영남 지역에서 올라오는 사람의 세종시 관문이 되는 형태로 가야 한다.

-후보가 생각하는 지방소멸 해결방안은?
▶지방 법인세 비율을 높여 지방 재정을 강화하고, 최저임금의 결정권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국세 중 법인세가 90%, 지방세가 10% 비율인데, 국세에 해당하는 법인세를 70%로 축소하고 남는 부분은 지방이 자율로 정할 수 있어야 한다. 지방 재정 자주권을 확보하는 것이 지역 균형 발전에 가장 큰 부분이다. 최저임금도 지역별로 차이를 두면 지방 청년 일자리에 변화가 생길 것이다. 이재명 후보의 경제 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목마른 사람에게 생수 한 통 주는 것에 불과하다. 지방으로 돈이 흐르게 하려면 어떤 규제나 세제 정책의 변화를 통해 물길이 지방으로 흐르도록 해야 한다.
-대구경북(TK) 발전의 청사진을 그린다면?
▶TK 지역은 미국의 러스트벨트와 유사하다. 구미의 공장들이 베트남으로 넘어가고 포항의 철강산업도 대안을 찾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다. TK 지역, 러스트벨트 지역에 대한 지원을 극대화하겠다. 트럼프의 관세 전쟁 여파로 베트남에 있는 공장들이 다시 돌아와야 할 위기에 있다. 그 공장들이 구미로 돌아올 수 있도록 확실한 리쇼어링 정책을 지원하겠다. 해외에 공장을 둔 기업이 국내 주요 국가산단으로 돌아와 입주하는 경우엔 해외의 노동자들도 국내에서 현지 노동조건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 TK에 대경선 광역전철이 개통되면서 구미부터 경산까지 지역 간 통합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대경선 수요 예측에 실패해 2량짜리 전철이라 실질적인 연계·통합이 가속화되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 대경선이 증량·증편돼 TK 행정통합 이전에 경제통합이 가속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메가폴리스' 형태의 통합 성공 사례가 있어야 하고 지금 상황에서는 대구경북에 행정통합 기회가 가장 먼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선 출마 후 출근길 인사 등 TK를 꾸준히 찾고 있다. 시도민에게 한마디 한다면?
▶시도민들이 (윤 전 대통령) 탄핵으로 너무 의기소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편으론 TK가 바뀌었을 때 대한민국 정치가 바뀐다. 4년 전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이준석을 당선시킨 사람들이 TK시도민들이었다. 이번에도 그런 파격적인 변화를 기대한다. 당 대표 선거 당시 이준석을 뽑아보니까 보수의 새로운 봄이 오지 않았나. 시도민 분들이 그 기억을 다시 되살렸으면 좋겠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박성현 기자 shin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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