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디지털로 읽다'…DGIST, 차세대 AI 전자코 개발

입력 2025-04-29 09:12:39

간단한 레이저 공정 향기 센서 구현…AI 향기 분석 기술, 헬스케어·화장품 활용 기대

사진 왼쪽부터 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권혁준 교수, 임형태 석박사통합과정생. DGIST 제공.
사진 왼쪽부터 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권혁준 교수, 임형태 석박사통합과정생. DGIST 제공.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권혁준 교수 연구팀이 사람의 코처럼 향기를 구분하고, 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할 수 있는 '차세대 AI 전자코'를 개발했다고 DGIST가 29일 밝혔다.

이 기술은 향기 성분을 전기 신호로 바꾸고 AI가 그 패턴을 학습해 냄새를 구분하는 방식으로, 맞춤형 헬스케어, 화장품 산업, 환경 감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기대된다.

권 교수 연구팀은 사람의 후각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 즉 하나의 냄새가 여러 수용체에 동시에 반응하며 고유한 조합을 만드는 '조합 코딩'(combinatorial coding) 원리에 주목했다. 이 원리를 응용해 다양한 센서가 향기 분자에 반응하고 각기 다른 전기 신호 조합을 만들어내도록 설계했다. 인공지능은 이 신호 패턴을 학습해 향기를 인식하고 분류해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고성능 인공 후각 플랫폼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전자코가 향수나 화장품에 자주 쓰이는 9가지 향기를 95% 이상의 정확도로 구별하고, 향기의 농도까지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종이처럼 얇고 잘 휘어지는 소재로 제작돼, 팔이나 옷에 붙이는 웨어러블 기기나 스마트 패치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권혁준 DGIST 교수는 "사람의 코처럼 다양한 냄새를 감지하고 구분할 수 있는 서로 다른 특성의 센서를 한 번의 선택적 레이저 공정으로 제작해 단일 집적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며 "향후 개인 건강 관리, 환경 오염 감지, 향수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도록 개발 및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임형태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제1저자로, 권혁준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미래개척융합과학기술개발사업과 교육부의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ACS Nano'(IF: 17.1)에 게재됐으며, 표지 논문(supplementary cover)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