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통합, AI 강국으로 안철수 신드롬 만들것"

입력 2025-04-28 18:01:00 수정 2025-04-28 20:01:32

[한신협 대선 주자 인터뷰]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정책·도덕성으로 압도할 것"…反이재명 대항마 자신감
탄핵 찬성 당심 포섭 약점…"진심 설명드리고 지지 호소할 것"
TK 신공항 재원 마련 위해 재정당국 설득…APEC 지원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8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서창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 제공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8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서창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 제공

의사, 안랩 CEO, 대학교수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네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섰다.

18대 대선 당시 출마 선언한 후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단일화했고, 19대 대선에선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해 3위에 올랐다. 지난 대선에선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단일화했다.

고배를 세 번이나 마신 '대선 4수생'임에도 또다시 도전에 나선 까닭은 정권 재창출을 넘어 시대 교체라는 뚜렷한 소명 때문이라고 한다.

안 후보는 28일 한국지방신문협회와 공동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이 다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민 통합과 시대 교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살리려는 절박한 선택이다. 나라는 둘로 갈라지고 국정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며 "국가 정상화와 AI강국, 개헌, 연금·교육·노동·의료·공공 5대 개혁을 이뤄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정치꾼…도덕성·정책으로 압도할 수 있어

중도층에 강점을 보이는 안 후보는 1차 경선에서 나경원 후보와의 접전을 거쳐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당초 탄핵 반대파인 나 후보가 당심의 지지를 받아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으나, 민심은 윤 전 대통령과 절연을 앞세운 안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안 후보는 경선주자들 중 처음으로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는 준비된 후보라고 믿어주신 것"이라며 "결국 헌법 가치를 수호한 후보,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 후보만이 이재명을 이길 수 있다는 취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전형적인 정치꾼이다. 기본소득, 현금살포 등 포퓰리즘 정책을 내세워 대통령이 되고 난 뒤에는 공권력을 자신의 사법리스크 제거에 이용할 것"이라며 "도덕성, 정책 전문성, 미래비전 등 국가 지도자의 기본 자질 면에서 안철수가 이재명을 압도한다"고 자신했다.

◆탄핵 찬성 당심 포섭 약점…"진심 설명드리고 지지 호소할 것"

반면 2차 경선에선 당심이 안 후보의 약점이다. 1차 경선과 달리 2차 경선부터는 당심·민심이 50%씩 반영되는 룰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창당과 탈당, 합당을 반복했다는 이른바 '철새' 이미지가 있는 데다 당내 지지 세력도 상대적으로 약하다.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강성 보수 지지층에선 탄핵을 찬성했다며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저는 헌법을 수호하는 데 앞장 선 사람이다. 제 진심을 당원께 설명드리고 지지를 호소하겠다"며 정공법을 내놨다.

그는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중대한 헌법 위반이 있었다고 판결을 내린 만큼 우리 당도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을 인정하고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라며 "보수의 가치가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수호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강단 있는 성품으로 국민의 부름을 받았지만, 정치 초보이자 검사 출신으로서 정치의 본질인 협치·타협을 간과했다"며 "소통과 정무적 감각이 부족했다는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대선 완주 여부에 대해선 "당연히 당의 틀 안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대선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과는 시대적 과제인 정권교체를 위해 저를 희생했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에서 제기되는 반(反) 이재명 빅텐트론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최근 당내에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 가능성이 가시화되면서 후보 단일화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이재명을 막기 위한 빅텐트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뒀다.

◆TK 신공항 재원 마련 위해 재정당국 설득…APEC 지원

안 후보는 2020년 코로나19가 대구 전역에 퍼졌을 때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하며 대구경북(TK)과 깊은 인연을 맺었다. 이번 경선 과정에서도 수차례 TK를 찾은 가운데, 지난 11일엔 대구시의회를 찾아 TK 맞춤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안 후보는 TK 신공항 조기 개항, 경북 구미·포항 반도체·배터리 산업 육성, 해상풍력·수소 산업 허브화 등 지역 현안들에 힘을 싣겠다고 약속했다.

이 가운데 지역 숙원 사업인 TK신공항 사업에 대해선 안정적인 재원 마련이 가능하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융자 지원 등 재원 마련 방안과 관련해 재정당국인 기획재정부와의 협의에서 진통이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TK신공항은 군 공항과 민간 공항이 통합된 전략적 시설로, 국가 안보 차원에서 필수적인 인프라"라며 "현재 지자체에 과도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가덕도신공항 사례처럼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TK신공항 건설은 경제 활성화와 지역 균형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으며 특별법 통과로 정부 지원의 법적 근거도 마련됐음을 들어 재정당국을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올 가을 경주에서 열리는 초대형 외교 행사인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도 전방위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안 후보는 "2025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긴밀한 협력이 필수"라며 "국무총리 산하 준비위원회 설치와 특별법 제정을 통해 국가 차원의 지원 체계가 마련됐지만 보다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회의 장소 리모델링과 전문적인 행사 운영을 위한 국비가 이번 추경에 반영돼야 한다"고 했다.

◆"국민통합, AI 강국으로 안철수 신드롬 만들 것"

안 후보는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에 대한 공약 또한 쏟아내며 '이공계 출신' 지도자로서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안 후보는 "과학기술 없이 경제, 안보, 외교를 논할 수 없다. 시대가 과학자, 경제인 출신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며 "국민통합, AI강국이라는 대의를 바탕으로 새로운 '안철수 신드롬'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AI, 반도체, 미래 모빌리티, 바이오, K-콘텐츠·서비스 산업 등 5대 미래 초격차 산업을 집중 육성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그는 "지금 초격차기술, 미래먹거리 없이는 나라의 미래가 없다"며 "과거 박정희 대통령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같은 국가주도의 산업정책을 펼치겠다"고 했다.

국민통합과 시대교체를 내세우는 만큼 개헌을 통해 정치 제도도 손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도권 일극체제 한계를 극복하고 지방시대를 이뤄내기 위해선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국민통합 개헌과 정치제도 개혁을 추진하겠다"며 "분권형 개헌, 국회 입법권 남용 견제 장치 마련, 국민 기본권 확대, 중대선거구제 도입으로 지역과 세대, 이념을 아우르는 통합의 절치를 실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권한을 축소한 대통령 4년 중임제, 결선 투표제 도입으로 제왕적 대통령제를 종식시키겠다. 또한, 중앙정부에 집중된 입법, 재정 권한을 지방정부로 이양해 진정한 국가 균형 발전과 지방자치를 실현할 것"이라며 "이제 수도권만으로는 발전하기 어렵다. 재정과 인프라를 갖춘 광역경제권을 몇 개나 성공시키냐에 국가의 명운이 달려 있다"고 했다.

안보 분야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지키고, 북핵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과의 협력체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실질적인 한미 핵공유를 추진하고, 자체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통해 억제력을 강화하겠다. 동시에 인도적 지원과 교류는 조건부로 재개하겠다"고 했다.